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공판에서 최 의원 측 변호인은 "1억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뇌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 의원 측은 "대한민국 헌정상 역대 기재부 장관이 예산편성과 관련해 장관급 다른 사람으로부터 뇌물을 받는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며 "1억원을 받은 건 인정하지만 그것은 국회 활동비로 지원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1심에서 자금수수 사실을 부인했던 것은 '정치적 도의'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최 의원 측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청와대 교감에 의해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원 사실을 인정하면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을까봐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동료 의원들의 씀씀이 활동이 낱낱이 드러나면 정치 도의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 수 있어서 책임을 떠안기 위해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와서까지 숨기고 간다는 게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사실관계는 밝히고 왜 그 돈을 지원받게 됐는지, 왜 뇌물이 아닌지 적극적으로 변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직한 2014년 10월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예산을 늘리는 대가로 이병기(71) 당시 국정원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의원이 돈을 받은 시점은 국정원 댓글 사건과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등으로 국정원이 특활비 투명화 요구 등 압박을 받던 때다. 이후 최 의원은 2015년 국정원 예산안을 5.3% 증액해 2003년 이후 국정원 예산을 최대치로 증액하는 것으로 뇌물에 보답한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앞서 1심에서 최 의원은 1억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또 수수했다고 하더라도 격려금 차원으로 받은 것이지 직무와는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