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던 바이브가 데뷔 후 처음으로 가을에 출격한다. 정규 8집 '어바웃 미'(About Me)를 들고 돌아오는 것. 제철에 나온 바이브의 음악을 제대로 즐길 시간이 온 셈이다.
바이브는 앨범 발매 당일인 10일 오후 4시 서울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 7층 콘서트홀에서 8집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날 류재현은 "매번 가을 발매를 목표로 작업했지만 가을에 앨범을 낸 적은 없었다"며 "이번에는 어떻게 해서든 가을에 꼭 앨범을 내보자는 생각으로 엄청 더울 때부터 곡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8집 '어바웃 미'는 2016년 11월 7집 파트2 '리피트 앤 슬러'(Repeat & Slur) 발표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으로, 사랑, 이별, 추억, 그리움에 대해 노래한 곡들이 담겼다.
전작인 정규 7집의 파트1이 봄을, 파트2가 겨울을 테마로 한 앨범이었다면, 이번 정규 8집의 테마는 '가을'이다.
류재현은 "막연한 사랑 이야기 보다는 성숙한 사랑 이야기를 노래해보고자 했고,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을 편지로 쓴 것 같은 농익은 느낌을 내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윤민수는 "팬들을 위해 바이브 특유의 감성을 담은 곡을 선보이려고 했다"고 말을 보탰다.
이 곡에 대해 윤민수는 "가을이 가기 전에 꼭 들려드리고 싶었던 곡"이라며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기분이 좋은데 한편으로는 나머지 곡들이 '가을타나봐'보다 잘 안 될까봐 걱정되기도 한다"며 웃었다.
음원차트에서 여전한 저력을 보여준 바이브가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곡은 류재현과 히트 작사가 민연재가 함께 탄생시킨 '낫 어 러브'(Not A Love)다.
'확신할 수 없는 사랑'을 주제로 한 곡으로, 후렴구에 터지는 윤민수의 절규하는 듯한 보컬, 담담한 감정선으로 중심을 잡아주는 류재현의 보컬이 돋보인다.
류재현은 "5집 이후부터 '술이야'처럼 따라 부르며 공감하기 좋은 곡이 없었다"며 "하고 싶은 음악과 해야 할 음악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작업했던 곡"이라고 소개했다.
윤민수는 "류재현과 우리 음악이 유치하고 진부할 때가 오더라도 변하지 말자는 약속을 한 적이 있다"며 "한창 고민에 빠졌던 시기에 그 생각이 다시 났고, 역시나 그대로 가는 게 맞지 싶었다"고 했다.
헤어진 연인에게 행복하게 살아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어바웃 미'(About Me), 바쁜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쉼표 같은 곡 '쉬고 싶다', 윤민수가 직접 프로듀싱해 특유의 멜로디컬한 면을 강조한 '웨얼 유아'(Where you are), 수줍은 고백을 노래한 '셀리'(Celly), 스티비 원더에게 바치는 헌정곡 '디어 스티비 원더'(Dear Stevie Wonder), 실험적인 스타일의 곡 '데이 오브 더 라이트'(Day of the light), 어린 시절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곡 '프렌드'(Friend) 등이다.
가요계 흐름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와중에도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쏟은 정규 앨범을 선보이고 있는 바이브.
류재현은 "싱글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윤민수와 싱글을 내지 말자는 다짐을 한 적이 있다. 정규앨범으로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자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너무 정규 앨범만 고집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 걱정 하시는 분들이 많다. 저희 역시 예산과 시간 등의 문제로 최근 다짐을 놓을 뻔 했다"며 "그래도 아직까지는 인사동에 남아있는 마지막 집처럼 정규 앨범을 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민수는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레트로 감성이 새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결국은 다시 LP 시대가 올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고 말을 보탰다.
그러면서 "좋은 기회가 생기면 국내외 뮤지션들과 프로젝트성 싱글을 내볼 생각은 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OST를 불러본 적이 없는데, 드라마 음악 감독을 맡아볼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했다.
류재현은 "음원 성적은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8집은 해야 할 음악과 하고 싶은 음악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처음으로 사리분결 있게 만든 초식 같은 앨범이라는 점만으로도 예쁜 앨범이다"라고 강조했다.
윤민수는 "피처링 없이 둘만의 목소리만으로 꽉 채웠다. 1집 같은 8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만약 결과가 좋으면 '뮤직뱅크', '쇼!음악중심' 등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해볼 의향도 있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