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갈고양이·맷돌·로봇이 왜 국감장에?…눈길끌기 작전

김진태, 퓨마 탈출 당시 NCS소집 질의 위해 벵갈고양이 준비
박대출, 맷돌 손잡이 ‘어처구니’ 인용
박성중, 서비스로봇 시연으로 로봇산업 지원 촉구

10일 자유한국당 김진태의원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장에 벵갈고양이를 데려왔다 (사진=유튜브 캡처)
국회에서 10일 14개 상임위원회와 753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한 올해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벵갈고양이와 맷돌, 로봇 등이 국감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 진행된 국감장에 벵갈고양이를 대동했다. 평양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던 지난달 19일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가 사살된 사건과 관련해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연관된 점을 질의하기 위해서였다.

김 의원은 "동물을 하나 가져왔는데, 퓨마 새끼와 비슷한 동물이다"라며 고양이 한 마리가 담긴 작은 철장을 탁자 위에 놓았다. 그는 "지난달 18일 사살된 퓨마와 아주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 안 가져왔다"며 "동물도 아무데나 끌고 다니면 안 된다. 자그마한 것을 한 번 보시라고 가져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대전시립동물원에서 맹수인 퓨마 한 마리가 우리 밖으로 탈출 후, 마취총으로 제압되지 않아 결국 경찰의 총에 사살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남북회담을 하는데 눈치도 없는 퓨마가 출몰해 인터넷 실검 1위를 계속 장식했고 NSC가 소집됐다"며 "청와대 관계자와 화상회의가 연결됐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퓨마가 불과 3시간 만에 사살되고 NSC 소집은 1시간 35분 만에 열렸다. 지난해 5월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했을 때 (NSC는) 2시간33분 만에 열렸다"면서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보다 훨씬 더 민첩하게 청와대가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김 의원의 질의에 "제가 NSC 멤버인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처음에 (퓨마를 향해) 마취 총을 쐈지만, 사살을 하지 않았을 때 울타리 넘어서 인근 주민에 피해를 끼치면 정부를 얼마나 비난할까하는 그것이 더 우려됐다"며 "현장 사살은 정부와 동물원 관계자들이 협의해 이뤄진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는 맷돌과 로봇이 등장하기도 했다.

과방위 소속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국감장에 '맷돌'을 준비해 책상에 올려놓은 뒤 유영민 과기부 장관에게 "맷돌 손잡이를 뭐라고 하는지 알고 있냐"고 질의했다. 유 장관이 답을 못하고 있자, 박 의원은 "어처구니라고 한다"라며 "기업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당연한 말을 대통령이 하는데, 이게 기사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우표는 만들지만 박정희 우표는 만들지 못하게 하고 가짜뉴스를 핑계로 정부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며 "한국형 시험발사체 시험발사도 생중계가 아닌 녹화방송을 하려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는 단어를 인용하기 위한 '맷돌' 소품을 동원한 셈이다.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로봇을 국감장에 들고 나와 시연을 보이며 로봇산업 정책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LG전자가 만든 서비스 로봇인 '클로이'를 자신의 자리 앞 책상에 놓고 '의원님들께 인사', '랩 해봐' 등 외치며 명령했다. 이에 클로이는 명령에 따라 뒤로 돌아 웃으며 인사를 하기도 하고, 비트에 맞춰 랩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중국은 로봇 서비스를 20배 확대하고 있고,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로봇 올림픽으로 치르겠다는 각오로 로봇 산업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산업용 로봇은 근로자 1만명당 531대 수준으로 세계최고 수준이지만 서비스용 로봇은 그렇지 않다"며 정부의 투자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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