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10시54분쯤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휘발유 탱크에서 강력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탱크에는 440만ℓ의 휘발유가 저장돼 있었고, 휘발유가 연소되면서 나오는 강한 불은 17시간이 지난 뒤에 꺼졌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휘발유 탱크 인근에 풍등이 떨어져 불이 붙은 것을 확인하고 스리랑카인 A(27)씨를 중실화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풍등은 종이나 비닐로 만든 등 안에 고체연료에 불을 붙여 뜨거운 공기를 이용해 하늘로 날리는 소형 열기구로, 연료가 완전 연소되면 지면으로 떨어진다.
고체연료의 연소시간은 50g 기준 약 15분 정도로, 연료가 완전 연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면에 떨어지면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난 1월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입구에 세워진 소원기원문용 철제 구조물에 풍등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고, 부산에서 두 번째로 큰 산불로 기록된 삼각산 화재 원인으로도 풍등이 지목됐다.
하지만 풍등은 크기에 따라 300~5,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인터넷을 비롯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개정된 소방기본법에 따라 올해부터 허가 없이 풍등 같은 소형 열기구를 날리면 불법이다. 이를 어길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고양 저유소 화재가 풍등을 날리다 발생했다는 경찰 발표에 누리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sg******은 "풍등을 국방 무기로 개발해서 국방비 절약하자"라고 했고, ho******은 "풍등이 열일 했네. 첨단시설에 불을 다 내고. 도대체 이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이용재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우연에 우연이 겹치면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사실 현재 상황에서 화재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