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김기춘·신동빈 재판의 '핵심'은 어디였을까

법원, "다스는 이명박 실소유 넉넉히 인정"
화이트리스트 김기춘·조윤선 '엇갈린 운명'…조 전 수석 재수감 될수도
재벌가 '3-5법칙' 깨지지 않은 신동빈 항소심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사회부 정석호 기자

(왼쪽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자료사진)
◆ 임미현> 지난주 금요일에는 굵직굵직한 재판들이 열려서 호사가들은 '슈퍼 금요일'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결국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는데요. 법원 출입하는 정석호 기자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 임미현>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은 결국 다스가 누구꺼냐는 게 핵심이었군요?

◇ 정석호> 네,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크게 횡령과 뇌물 수수인데요. 이게 모두 다스랑 연결돼 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수시로 다스 자금을 빼낸 쓴 걸 횡령으로 봤고, 삼성이 다스 소송비용을 대납한 걸 뇌물 수수로 봤는데요.

이 전 대통령 말대로 다스가 큰형인 이상은 씨 것이라면 이런 혐의들은 대부분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 임미현> 10년 전 BBK 특검은 다스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 정석호> 그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였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BBK 특검은 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수사결과 발표를 했는데요. 말 그대로 살아있는 권력이었을 때 였죠.

그때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뭐 어떻다고요. 도곡동이 또 뭐 어떻다고요.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고,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실소유한 정황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징역 15년형을 선고했습니다.

◆ 임미현> 정말 권불십년이군요. 사실 이 전 대통령과 다스와의 관계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였잖아요?

◇ 정석호> 네, 1996년 이 전 대통령이 종로 국회의원시절, 비서관이었던 김유찬씨는 당시 이 의원이 법정 선거비용의 10배를 썼다고 폭로하죠. 그때 선거자금도 다스의 전신인 대부기공에서 나왔던거구요.

2002년 서울시장 선거때도 대부기공의 팀장이 월급은 대부기공에서 받으면서 서울시장 선거를 돕기도 했습니다.

그이후 2007년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다스 설립에 밑천이 됐던 도곡동 땅 문제가 터집니다.

서류만을 놓고 보면 이 전 대통령의 처남과 큰형이 돈을 합쳐 도곡동 땅을, 이 전 대통령이 대표였던 당시 현대건설로부터 샀다가 1995년 포스코에 263억원을 받고 팔았는데요.


도곡동 땅이 원래 현대 것이었고, 또한 다스가 현대자동차의 부품 회사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전 대통령을 빼고 설명하기가 좀 궁색한 측면이 있습니다.

◆ 임미현> 지난 금요일에 화이트리스트 사건 선고도 있었죠?

◇ 정석호> 네, 화이트리스트는 박근혜 정부가 전경련을 시켜 보수단체를 지원한 사건을 말합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고,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구속은 면했습니다.

사실상 김 전 실장이 주도한 일이고 조 전 수석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는 이유인데, 결국 '책임'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형량의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다만 조 전 수석은 블랙리스트 사건이 현재 대법원 심리중이어서, 여기서 원심이 확정되면 재수감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 임미현> 재벌가에는 3-5 법칙이 있다던데, 이건 뭡니까?

◇ 정석호>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지난 금요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 뇌물공여 항소심에서 선고받은 형량입니다.

이 숫자는 정확히 8개월 전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형량과 일치합니다.

3-5 법칙이란, 재벌총수에게 1심에서 징역5년을 선고한 뒤,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면서 풀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법원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따지기보다는, 기업의 현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시각을 버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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