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월드·주니어레인저···뭐죠?' 지자체 도 넘은 외국어 남용

[한글날 기획]

전남도교육청이 추진해서 순천만국가정원 옆에 건립중인 '에코에듀체험센터' 조감도로 외국어로 범벅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사진=전남도교육청)
제572돌 한글날을 맞았지만 지자체들은 여전히 우리말 대신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이 순천만국가정원 옆에 짓고 있는 각종 회의와 전시 행사 등을 목적으로 건립 중인 '에코에듀체험센터'.

대형 컨벤션 시설로 전남 교육의 랜드마크가 될 공간이지만 외국어로 범벅돼 있다보니 이름만으로는 어떤 곳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어린이·청소년 직업체험시설인 '잡월드'와 '순천글로벌웹툰캠퍼스'도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 사례다.

심지어 각종 축제와 문화행사 명칭들이 외국어로 지어지면서 의미를 한번에 알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이를테면 순천시 '푸드 아트 페스티벌', 순천만 '에코톡', '덕연동 마을 어벤저스', 순천 생태계 지킴이 '주니어레인저', 왕조1동 '업사이클링 문화공방' 등이다.


모든 시민이 편한 도시를 만들자는 허석 순천시장의 대표적인 공약 '유니버설 디자인 순천'도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정현복 광양시장도 민선 7기 취임 100일을 맞아 분야별 공약을 발표하면서 BEST 미래도시, POWER 산업.경제, FARMER 농어촌, GREEN 녹색.안전 등 쉽게 알아듣기 힘든 정체불명의 외국어를 사용했다.

김시후(40·해룡면)씨는 "지자체들의 외국어가 혼합된 명칭을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다"면서 "우리말로 지으면 더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은데 굳이 외국어를 사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들은 행정용어를 우리말로 순화시키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해 지나친 외국어 사용을 바로잡고 있다.

대구 북구의회는 최근 국어문화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북구 국어문화 진흥' 조례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2014년 '서울시 국어사용 조례'를 제정하고 '공공기관에서 제작한 명칭·표시판·서류 등은 무분별한 외국어를 피하고, 국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공무원들이 정책 용어나 공문서에 쓰는 용어를 어르신들이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을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다면 무분별한 외국어 남용은 줄어들 것"이라며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만들고 쉬운 말로 행정 용어를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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