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평화 이슈는 초당적이슈로 어느 당도 독점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평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정권을 안 빼앗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마치 정권을 만약 뺏기면 지금 하고 있는 정책이 중단돼 다시 과거로 회귀할 수 있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정권을 쥐고 끝까지 지금 정권의 정책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로 들린다"면서 "평화 이슈가 민주당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이렇게 표현하면 마치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게 된다"며 "이 부분에 대한 여당의 절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추진한 대북 '햇볕정책'을 지속하기 위해 정권 유지가 절실하다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견제로 읽힌다.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에 비해 대북 정책 노선이 온건하다는 점을 강조해 대북관계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다.
오는 8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 최근 남북관계 동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일 정책의총을 통해 조 장관의 보고를 듣고 판문점선언 비준 등을 심층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비핵화 정세는 과거와 다른 만큼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결론을 못 내리면 이런 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비준 문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참여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며 "보수정당들이 제기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민주당과 정부가 조급히 밀어붙이지 말고 문제의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정부·여당에 일침을 가했다.
당내 일각의 반대 의견에 불구하고 조 장관을 초청한 것을 강조하면서, 중도개혁 정당으로서 바른미래당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한국당 일각에서 거론된 야권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자제를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 입장에선 바른미래당 개혁적 인사들과 함께 하는 게 한국당 개혁의 상징적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우리당 인사를 유혹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당대 당 통합을 운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또 한국당에 대해 "당내 개혁이 쉽지 않으니 외부 연대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바른미래당은 중도개혁정당으로 내부 정비 중이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야권 통합 논의를 재차 선을 그어, 내부 동요를 잠재우고 중도개혁정당으로 자리 잡기 위해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동시에 이같은 논의가 나온 것이 바른미래당 인사들의 가치가 높은 데서 비롯됐다고 해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11월로 예정된 여야정 협의체를 이달 안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다음달에 법안을 합의해 본회의에서 처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선구제도 개편 논의가 지연되는데 대해서는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정개특위 출범이 늦어지는 것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느긋한 태도에서 비롯됐다"며 "양 당은 서로 핑계를 대며 특위 출범을 미루는데, 특위 출범을 3개월이나 미루면 안된다.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