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개월간 수감 생활로 몸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지만, 총수 부재로 인한 그룹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말 이틀 휴식 뒤 8일 곧바로 업무를 시작한다.
◇ 석방 직후 사무실 찾아 임직원 감사 인사…첫 주말은 휴식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5일 저녁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뒤 집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찾아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월 13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신 회장은 자신의 수감 기간에 롯데 비상경영체제를 책임진 황각규 부회장 등 비상경영위원과 주요 임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간단히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의 일을 맡아 힘써준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현재 어려운 경영 상황을 헤쳐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식사를 마치고서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 영빈관으로 옮겨 주말 동안 휴식을 취했다.
신 회장은 조만간 롯데월드타워에 사는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을 찾아가 인사할 것으로 보인다.
◇ 8개월 장기 공백에 곧바로 경영복귀…"당분간 경영진 회의·업무보고"
신 회장은 이틀간의 짧은 주말 휴식을 마치고 8일 롯데월드타워 사무실로 출근해 집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만 63세인 신 회장은 기록적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 서울구치소에서 다른 수감자들과 마찬가지로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작은 구치소 수용실에서 여름을 보내며 체중이 구속 전보다 10㎏가량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8개월 총수 부재로 주요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올스톱된 그룹의 대규모 투자 등 경영 현안을 챙기기 위해 곧장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출근과 동시에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해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을 주축으로 경영 현안을 보고 받고 회의를 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한동안 업무보고를 받는 등 내무 업무 위주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업무보고에는 총수 부재로 밀려 있던 그룹 차원의 각종 투자 등 그룹 현안이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과 동남아시아 유통 및 제과 업체 인수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 롯데마트 사업 매각 등 해외 사업 전반도 재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신 회장 및 롯데 수사와 재판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안도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앞서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뒤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5년간 7만명 신규 채용 및 총 40조원 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한국과 일본 롯데를 공동 경영해온 신 회장은 조만간 일본을 찾아 일본 롯데 경영진도 다독일 계획이다.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은 지분 구조상 일본이 상위에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의 지주회사로서 한일 롯데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총수 부재로 막혀 있던 경영 현안들이 점차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