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11연타' 韓 강타한 美 볼링 여제의 위엄

리즈 존슨, 제 20회 삼호코리아컵 정상

'미국 볼링 여제의 위엄' 리즈 존슨이 5일 제 20회 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에서 엄청난 기량으로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볼링협회)
미국 볼링 여제가 첫 한국 방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성(性) 대결에서 승리하며 한국 최고 권위의 삼호컵 20회째 대회를 제패, 의미를 더했다.

리즈 존슨(44)은 5일 경기도 용인 레드힐 볼링라운지경기장에서 열린 제20회 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에서 박수영을 290 대 208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우승컵과 함께 역대 최고 우승 상금인 5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는 20회째를 맞아 역대 최고 상금이 걸렸다. 우승 상금 5000만 원을 비롯해 총 상금이 3억 원에 이르렀다.

그런 만큼 역대 최다 선수가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국내 최정상의 남녀 프로는 물론 세계 최고 무대 미국 PBA 22명, 일본 JPBA 46명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태국, 일본, 중국 국가대표 등 전세계 13개국 340명 선수가 나섰다.

특히 PBA에서 뛰는 세계 최고 선수 호주의 양손 볼러 제이슨 벨몬트, 차세대 스타 앤서니 시몬센에 한국프로볼링(KPBA) 시즌 포인트 1위 박상필(팀 스톰) 등이 우승후보로 꼽혔다. 여기에 일본 최고수 가와조에 쇼타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것이 여제의 샷' 존슨이 5일 제 20회 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결승에서 호쾌한 스트라이크 샷을 구사하고 있다.(용인=한국프로볼링협회)
하지만 승자는 결국 미국 여자프로볼링(PWBA) 최강 존슨이었다. 예선부터 안정적인 경기를 펼친 존슨은 TV 파이널에서 더욱 위력을 떨쳤다. 첫 방한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존슨은 첫 프레임을 스페어 처리로 예열한 뒤 무섭게 샷을 날렸다. 두 번째 프레임부터 무려 11번 연속 가공할 스트라이크 행진을 펼쳤다. 300여 명 팬들도 존슨의 스트라이크 향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첫 프레임만 스트라이크를 잡았다면 퍼펙트였다.

박수영도 침착하게 추격했지만 존슨의 질주에는 역부족이었다. 박수영은 3위 결정전에서 다니엘 매큐언과 206점으로 동률을 이뤄 진행된 서든데스까지 치르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결승에서는 아쉽게 스트라이크에 한 핀씩이 모자라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존슨은 "한국에 처음 방문했는데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 우승까지 하게 돼서 믿기지 않을 만큼 기쁘다"면서 "이번 대회는 레인 컨디션이나 대회 방식 등 모든 부분이 잘 맞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은 스케줄이 꽉 차 한국 대회는 오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음에도 꼭 오도록 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존슨이 5일 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결승에서 우승한 뒤 김언식 한국프로볼링협회장(오른쪽) 등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용인=KPBA)
여성이지만 사실 존슨의 우승이 이상할 것도 없다. 11년 동안 미국 국가대표로 활동한 존슨은 PWBA 최초로 3년 연속 올해의 선수(2015~2017년)에 올랐고, 올해 4연패에 도전한다. 통산 21번 최다 우승을 차지한 존슨은 지난해는 PBA 카멜레온 챔피언십에서 남자 선수들을 누르고 여자 선수로는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존슨은 지난해 대결 승리에 대해 "운이 좋았다"면서도 "내 볼링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이었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해서도 "성 결에서 핸디캡 없이 이겨 자랑스럽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남자들과 많이 경기를 해오면서 기량도 좋아졌고, 정신력도 강해졌다"고 비결을 들려줬다.

적지 않은 나이의 존슨은 현재 무릎 부상도 안고 있는 상황. 그러나 오랫동안 선수로 뛰겠다는 프로의 자세를 보였다. 존슨은 "무릎이 좋지 않지만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볼링을 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