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의 가짜뉴스 척결은 유튜브 등 보수 논객 죽이기 시도"라며 정기국회 입법 과정에서 적극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와 전면전을 선포한 이후 나온 입장이다.
하지만 '가짜뉴스'와의 전쟁은 한국당의 '전매특허'다.
이 당 소속 김진태, 박완수, 송희경, 이은권, 이장우 의원 등이 지난해부터 가짜뉴스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하거나 공약으로 내걸어 왔으며, 당 차원에서도 지난 5월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출범시키며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었다.
그랬던 한국당이 왜 정부의 가짜뉴스 전면전에 반발하고 나선 것일까?
한국당의 최근 뉴미디어 전략을 살펴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한국당이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기존 언론 매체를 통해 당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기존 언론이 편향적이라는 주장을 꾸준히 해왔다.
올해 4월에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와 박성중 한국당 홍보본부장이 "지금 어떤 지상 매스컴, 공영방송, 종편까지 한국당을 위한 언론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문방송도 기울어졌는데 SNS까지 기울어지면 우리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논평을 내 "언론의 탈을 쓰고 정치와 장사를 하고 있는 모든 가짜, 사기 뉴스와 끝까지 싸워 반드시 몰아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 지지자층이 부쩍 유튜브로 몰리는 추세도 한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분석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6월 기준 유튜브 이용자 중 50대 이상은 30%로 지난해보다 180만 명 가량 늘어났다. 2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한 보수 논객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잇따랐다.
김문수 전 의원은 6월과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 일주일이나 공식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감기몸살 치고 석연치 않다"는 글과 "내년 예산은 김정은 예산이다"는 글을 게재했는데, 이는 모두 유튜브나 네이버 밴드 등의 극우 채널에서 활발히 공유되는 전형적 가짜뉴스였다.
안상수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여해 "종전 선언시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유엔과 미군 개입이 불가능한데, 우리의 안보는 어떻게 담보하나"라고 질의했으나, 사실과는 전혀 다른 정보였다. 이 역시 1인 미디어 등에서 "남북회담으로 주한미군철수 합의", "종전선언이 전쟁 부른다" 등의 제목으로 공유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가짜뉴스를 통해 잘못된 여론이 형성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언론사나 포털 등에서 더욱 적극적인 팩트체크 활성화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정부 차원의 규제는 표현의 자유 같은 측면도 있고, 여전히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며 "대신 개별 언론사와 포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