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방북해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북미간 의견을 나눈 직후,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비핵화 실행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 상원의장이 이를 확인한 것이라 주목된다.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 참석차 평양을 찾았던 마트비엔코 의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의 접견을 기다리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마트비엔코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북한을 방문했고, 김 위원장과 회담도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날짜와 장소를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이 대북 제재완화를 위해 전통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간 3자 협의를 시작하는 시점에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 나온 셈이다.
환담 직후 문 대통령과 마트비엔코 의장의 접견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정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평화적으로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러시아가 일관된 지지를 보여주는 데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평화적 방법으로 이뤄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줬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도 일관되게 지지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매우 중요한 협력자, 동반자가 돼 주고 있는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마트비엔코 의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은 대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회담 역시 한반도에서 신뢰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매우 중요한 행보"라며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이러한 평화 프로세스는 인내심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상응한 조치가 필요한 프로세스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만나고서 김 위원장의 평화와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진심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북한이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이룰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이룰 수 없고 비핵화에 뒤따르는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 특히 미국의 진전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