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악재에도 영화팬들 부산 운집…"안전 최우선"

부산영화제 개막 이튿날 현장 스케치
해운대 등지 야외행사 장소 옮겨 진행
광장 가득 메운 시민들…"아쉽긴 해도"
현장 스태프들 "안전사고 최대한 주의"

배우 배누리(왼쪽부터), 이정민, 동현배, 타나카 슌스케, 최수영, 최현영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진행된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 무대인사에 참석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황진환 기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튿날인 5일 오전 10시 30분쯤 도착한 부산역에는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비가 내렸다.

지하철을 타고 1시간가량 이동해 부산영화제 주무대인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 닿았을 때 빗줄기는 더욱 굵어져 있었다. 도로변을 장식한 부산영화제 홍보 현수막들도 비를 흠뻑 머금은 채 둔탁하게 나부꼈다.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부산에는 주말 동안 많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나왔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인 만큼 부산영화제 측도 안전 사고에 각별히 신경쓰는 분위기다.

이곳 현장에서 야외에 설치된 장비를 옮기던 부산영화제 물자팀 소속 한 스태프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개막식을 위해 설치했던 야외 장비들을 모두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제 개막식과 비교했을 때 한산한 느낌인데, (사람들이) 비 때문에 주로 실내에 머무는 분위기"라며 "안전을 위해 최대한 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궂은 날씨에도 영화제를 찾은 시민들 역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이종석(22)씨는 "이틀 전에 내려왔는데, 날씨 탓에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침제된 듯하다"며 "오늘 영화를 한 편 보고 올라가는데, 비가 와서 야외행사가 다 옮겨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해운대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야외무대 행사는 비로 인해 모두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옮겨졌다.

현장 부스 업무를 맡은 한 영화제 스태프는 "일단 오늘만 두레라움 광장으로 옮겨져 행사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두레라움 광장에는 1시간 뒤 시작되는 행사를 보기 위해 2백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있었다. 행사 시작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인파는 더욱 늘었다.

이곳 현장을 찾은 부산시민 남은숙(31)씨는 "직장이 근처여서 매년 오가며 부산영화제를 봐 왔는데, 날씨도 이래서 예전만큼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날씨로 인해 부산영화제를 찾은 사람들이 불편해 하지 않을까 부산시민으로서 걱정"이라면서도 "다만 매번 부산영화제 일정을 따져보면서 해운대 바닷가와 영화의전당을 왔다갔다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곳에서 한 번에 여러 행사를 볼 수 있어 나름 좋은 점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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