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은 이번 영화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온 탈북여성 엄마 역을 연기한다. 그가 주연을 맡았던 기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강렬한 스펙트럼의 연기가 돋보인다.
이나영은 "감독님에게서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굉장히 하고 싶은 역할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톤이기도 해서 선뜻 눈에 띄었던 것도 같다. 관객 여러분들에게 선보이는 것 자체가 굉장히 떨리고 동시에 즐겁다.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엄마 역을 연기하면서는 극적인 감정표현을 했던 '과거' 시점보다 감정을 절제해야 했던 '현재' 시점이 더 힘들었다고.
이나영은 "과거는 극적인 사건이나, 인물이 특정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 있어서 그 감정 그대로 따라갔다. 어린 나이대를 연기할수록 비극적 사건을 마주했을 때, 감정적인 표현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그게 쌓여가면서 현재까지 오니 이 여성이 그 많은 것들을 겪어내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느낌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감정을 많이 쓰면 어울리지 않아 아마 왜 이렇게 덤덤하고 표현이 없나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전체를 보면 이해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탈북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제작해 온 윤재호 감독은 '뷰티풀 데이즈'로 첫 장편 극영화에 도전했다. 윤 감독은 이나영과의 작업에 대해 "굉장히 짧은 시간 촬영해야 해서 많이 부담스러웠을거다. 그런데 현장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주셔서 이나영에게 너무 감사하다.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나영과 10년 만에 한 작품에서 재회한 오광록은 이번 영화에서 탈북여성 '엄마'의 조선족 남편 역을 맡아 활약했다.
오광록은 "이나영 배우를 보면 어렸을 적 자막이 없는 프랑스 영화 속에서 봤던 프랑스 여배우들의 느낌을 받는다.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게 좋았고 이번에 이렇게 만나게 돼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엄마'의 아들 젠첸 역으로 이나영과 호흡을 맞춘 장동윤은 이나영과 닮은 외모로 눈길을 모은다. 풋풋한 얼굴의 장동윤은 섬세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동윤은 이나영과의 호흡에 대해 "촬영하면서 이나영 선배님과 내가 닮았는지 아닌지 볼 시간은 없었다. 외모가 닮은 것 같긴 한다"면서 "사실 워낙 선배님이고, 내게는 상상 속의 인물이었는데 너무 수더분하게, 잘해주셔서 감사했다.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나도 수더분한 면이 있는데 성격적으로는 그런 부분이 닮은 것 같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고된 삶을 살아온 탈북여성이 14년 만에 헤어진 아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생존을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탈북여성의 삶을 조명하면서 가족의 소통과 의미에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