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4일 경기도 구리시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미래에셋대우 2018 실업탁구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나란히 맹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모두 2단식에서 상대 에이스를 잡아내는 파란을 일으켰다.
먼저 열린 여자부 챔프전에서 김지호는 전지희(26·포스코에너지)를 2 대 1(11-8 5-11 11-8)로 잡았다. 귀화 선수로 국가대표 에이스로 군림하던 전지희가 대표팀 막내에게 덜미를 잡힌 것.
김지호는 앞선 1복식에서도 최효주와 함께 짝을 이뤄 전지희-유은총에 3 대 2 승리를 거뒀다. 단복식을 모두 책임지며 삼성생명의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생명은 최효주가 3단식까지 잡아내며 3 대 0 완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김지호는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우승 기념촬영 때도 김지호가 우승컵을 들고 선수단 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팀 감독은 "김지호가 전지희를 잡아준 게 컸다"면서 "평소와 달리 몸을 돌려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했는데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첫 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두 세트를 따낸 뒷심이 돋보였다. 여기서 분위기를 바꾼 삼성생명은 결국 3 대 2로 이겨 우승을 확정했다. 이철승 삼성생명 남자팀 감독은 "안재현이 2단식에서 김민석을 잡아주면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안재현은 전날 챔프전 2차전에서도 안재현은 김민석을 2 대 1로 누르며 시리즈 전적을 1승1패 균형을 맞추는 데 힘을 보탰다. 이외에도 안재현은 챔프전 1, 2차전에서 나선 단복식 4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분전했다.
놀라운 것은 안재현과 김지호 모두 실업 초년생이라는 점이다. 올해 고교를 졸업하고 뛰어든 실업 무대에서 어느덧 선배들을 위협할 선수로까지 성장했다. 삼성생명도 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단복식 모두 출전시키는 과감한 선수 운용을 펼쳤고, 통했다.
안재현 역시 고교 시절 약점이던 공격력을 집중 훈련으로 끌어올렸다. 1년 선배 조승민과 임종훈(21),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 등과 남자 탁구를 이끌 차세대로 꼽힌다.
이들의 목표는 같다. 올림픽 메달이다. 이미 대표팀 멤버로 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김지호는 "귀화가 아닌 토종 대표팀 간판 선수로 우뚝 서고 싶다"면서 "2020년 도쿄나 4년 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직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안재현도 "내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세계선수권에 이어 올림픽에 나서 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19살 무서운 신예들이 한국 탁구의 미래를 밝게 열어젖힐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