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선고 관전포인트…'다스는 누구 것?'

4개월간 29차례 재판 거쳐 1심 선고 예정
MB 혐의 16개 중 7개가 '다스' 관련…형량 가를 주요변수
檢, "다스 MB가 실소유" vs MB, "다스 주식 한 주도 없다"
MB, 건강상 이유 등으로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 제출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350억원대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77) 전 대통령 1심 선고가 5일 오후 내려진다. 재판부가 '다스'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앞서 검찰은 결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총 16개에 달한다. 이중 다스 실소유주와 연관된 혐의가 7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자금 349억 상당의 비자금을 횡령했다고 봤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여야 성립하는 혐의다. 삼성이 다스 소송비용 67억을 대납했다는 혐의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근거를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설립을 주도했다는 점 △다스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 △다스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임직원들이 이 전 대통령 소유로 추측한 것뿐 다스는 형님(이상은 회장) 것"이라고 반박해왔다.

◇ MB를 가리키는 진술, 증거들

검찰은 과거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진술들이 다스 실소유주로 이 전 대통령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이 전 대통령 재산관리인이었던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은 지난 6월 공판에서 "다스 간부를 임명할때 대통령 의사가 반영됐다"며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소유자처럼 행동했다"고 진술했다.

'MB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또 이 전 대통령 '집사'로 불리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지난 7월 공판에서 "김경준씨로부터 다스 계좌에 140억원이 입금됐다고 보고하니 이 전 대통령이 기분 좋아하면서 '잘됐다. 수고 많았다'고 답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검찰은 김윤옥 여사가 10년간 법인카드를 통해 다스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에 경영상 조언을 하는 등 도움을 준 적이 있어 그에 따른 보답 차원에서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스 주식의 95%를 이상은 회장과 처남 김재정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 "이건희 사면에 도움 기대했다" 이학수 자수서


삼성이 다스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자료도 검찰이 다스 실소유주로 이 전 대통령을 지목하는 증거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다스 소송비를 대납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지난 7월 이 전 대통령 재판에서 공개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자수서가 핵심 증거다.

자수서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미국의 대형로펌 '에이킨 검프'에서 근무하던 김석한 변호사에게 부탁받고 이 전 대통령의 미국 내 법률문제에 드는 비용을 삼성에서 대신 내도록 한 적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소송 비용을 대신 지급하는 게 나중에 사면에도 조금은 도움 되지 않겠나하는 기대를 가진 게 사실"이라며 소송비 대납이 이건희 회장에 대한 대가 성격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 회장은 2009년 조세포탈 등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았다가 같은해 12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의 소송비 대납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건희면 몰라도 이학수를 내 방에 데려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면을 대가로 삼성의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반응했다. 또 이 회장 사면은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면서 국익을 위해 결정한 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 '인사청탁' 혐의 증거인 이팔성 비망록

다스와 관련이 없지만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드러내는 증거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대가로 36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뢰액이 1억원을 넘어서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어 이 자체로도 상당히 무거운 혐의다.

이 전 회장의 비망록은 이 전 대통령이 22억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지난 8월 검찰은 재판에서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내용이 담긴 비망록을 공개했다.

비망록에서 이 전 회장은 "MB와 인연 끊고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가 괴롭다.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이 전 회장이 기대한 자리에 다른 사람이 내정되자 이를 비관하는 내용으로 보인이는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해당 비망록 내용이 정확하다고 재판에서 밝혔다.

지난 8월 이 전 대통령 재판에서 공개된 김 전 실장 진술에서 "이 전 회장의 비망록 내용은 제가 아는 한 전부 정확하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을 위해 맞춤정장을 주문하고 치수를 재기 위해 집무실까지 찾아왔던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어려움과 생중계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전날 1심 선고공판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오후 늦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받은 법원은 시간을 두고 선고기일을 변경할지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이 전 대통령 구속만기가 8일인 점을 고려하면 선고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아 선고를 그대로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정농단 사건 등의 선고 공판에 불출석 의사를 밝혀 궐석으로 진행된 바 있다.

형사소송법 277조2에는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들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피고인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