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4일 오전 10시 서울시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V40 씽큐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5개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에서 그간 부진을 씻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후면에는 표준각·초광각·망원 렌즈 등 트리플 카메라와 전면에도 일반각·광각 렌즈로 구성된 듀얼 카메라가 장착했다.
실제로 찍어보니 구도 때문에 움직일 필요 없이 같은 자리에서도 표준, 초광각, 망원 렌즈를 이용한 3가지 화각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피사체를 잡으면 하단에 각각의 렌즈에 담기는 3가지 사진이 나오는데, 그중에 원하는 화각을 선택, 셔터만 누르면 된다. 3가지 샷을 동시에 촬영한 뒤 원하는 사진을 골라도 된다. 이렇게 찍은 3가지 사진이 느린 파노라마 영상처럼 한 장씩 보이는 것도 인상적이다.
LG V40 씽큐에는 전면에도 광각 렌즈가 포함된 듀얼 카메라가 탑재되면서 일반각 렌즈보다 여러 명이 함께 셀피 촬영을 하는 데도 유용했다. 전면 듀얼 카메라는 셀피에서도 배경을 흐리게 해 인물만 강조하는 아웃포커스 효과를 톡톡히 제공했다. 뒤가 흐려지는 정도도 원하는 만큼 손가락 하나로 조절할 수 있어 한결 깔끔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V40 씽큐의 이미지 센서, 화소, 조리갯값 등을 최적화해 사용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실제 촬영 성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서 "색감 보정 등 단순 기능에서 나아가 사진을 확대해도 깨지는 문제가 없도록 하는 등 역대 V 시리즈 중에서 매우 우수한 카메라 성능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LG V40 씽큐의 핵심 기능은 '매직포토'다. 사진과 동영상을 융합해, 정지된 사진의 일부 영역만 동영상처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움짤'같은 애플 아이폰의 라이브 포토와는 또 다른 시각 효과를 제공한다. '매직포토'로 찍은 사진에, 움직이게 하고 싶은 영역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지정하면 다른 부분은 정지해 있고 그 부분만 움직인다.
체험존에서 손을 흔들며 매직포토로 찍은 뒤 손 부분을 움직이도록 지정하니, 몸은 정지돼 있고 손만 움직이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었다. 폭포 앞에서, 쏟아지는 폭포만 움직이도록 하거나, 그림자 또는 거울 속 이미지만 움직이게 하는 등 마술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카메라도 한 차원 더 진화했다. 이전에는 별도로 필터를 설정하지 않아도 동물, 인물, 새 등 피사체에 따라 AI가 알아서 모드를 조정했다면 LG V40에서는 '구도, 화이트밸런스, 셔터스피드'까지 AI가 잡아준다. 예를 들어, 아기를 찍으면 사용자가 찍은 아기 사진과 AI가 찍은 아기 사진 둘 다 자동 저장돼 이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이처럼 새롭고 다양한 카메라 기능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카메라(87%)와 SNS(80.3%)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LG전자의 설문 조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직포토로 기존 사진에서 탈피한 새로운 신선함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V40를 손에 쥘 때 부드럽게 느껴지는 촉감은 편안함을 더했다. LG전자는 V40 씽큐 후면에 강화유리 표면을 나노미터 단위로 미세하게 깎는 '샌드블라스트 공법'을 적용했다. 제품 모서리와 상하좌우 가장자리를 전면에서 후면까지 곡면으로 처리하면서 매끈한 일체감을 구현했다.
기존 반짝이던 유광 스마트폰에서 '무광 색상'을 택한 것도 눈에 띈다. 유리지만 미끄럽지 않았고, 지문이나 얼룩도 잘 묻지 않았다. "흠집에도 강할 것"이라는 게 LG전자의 얘기다.
V40 씽큐는 6.4인치 대화면이 적용됐다. 전작인 V30보다 0.4인치 커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과 같은 화면 사이즈다. 무게는 169g으로 갤럭시노트9(201g)보다 32g 가볍다. 두께도 7.7mm로 갤럭시노트9(8.8mm)에 비해 1.1mm 더 얇다. LG V 시리즈의 얇고 가벼운 장점을 살리면서, 대화면임에도 한 손으로 조작하는 데 크게 무리 없었다.
G7씽큐에 적용한 '뉴세컨 스크린'(노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됐다. 전·후면 카메라 옆에 있던 2~3mm 크기의 조도 센서, 레이저 센서를 노출하지 않으면서 디자인도 보다 간결하고 깔끔하게 느껴졌다.
배터리 용량은 3300밀리암페어(mAh), 칩셋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45가 장착됐다. 6GB램(RAM)에 저장공간은 64GB와 128GB 두 모델로 출시된다. 색상은 뉴 플래티넘 그레이와 모로칸 블루 외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카민 레드 등 3가지다.
역대 최대 스펙을 자랑하는 만큼 V40씽큐가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이 높다. V40 씽큐가 선전해야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가 적자를 벗어날 수 있다.
MC 사업부 실적은 지난 2분기에도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의 저조한 판매량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며 1000억 원 후반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14분기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반기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갤럭시노트9, 아이폰XS 시리즈 등 경쟁사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잇따라 선보인 데다, '트리플 카메라'를 갖춘 갤럭시A7 등 중저가폰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제 제품은 공개됐고, 관건은 가격 경쟁력이다. 지난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V30(64GB)의 출고가가 94만 93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카메라 렌즈를 2개나 더 추가한 V40 씽큐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100만 원에 육박하거나 100만 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