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KTX강릉역에서 만난 최우명(62)씨는 서울로 가기 위해 열차에 몸을 실었지만, 거동이 불편한 탓에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있어 계단 위로 발을 떼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열차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 계단의 폭은 약 21㎝로 신발 크기로 환산하면 약 210㎜다. 취재진의 신발 크기 230㎜보다도 너비가 작은 셈이다.
또, 입구 계단으로 향하는 턱도 높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 이용객들은 위험과 불편함을 감수하며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최씨는 "다리가 불편하니 지팡이를 잡아야 해 그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지팡이에만 의존할 뿐"이라며 "특히 사람이 많을 때면 마음이 급해져 지팡이를 잡은 손이 덜덜 떨릴 정도"라고 전했다.
서울에서 온 유현상(여.67)씨는 "계단이 좁은 데다가 턱도 높아 발을 헛디딜 우려가 크다"며 "몇 칸 정도는 노약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탑승공간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객 이민자(여.75)씨는 "무궁화호를 이용했는데 KTX 열차와 달리 입구 계단 턱이 높지 않고 폭도 적당해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며 "보통 집에서도 턱을 다 없애는데 이런 대중교통수단도 나이 많은 분들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통연구원 박종우 박사는 "KTX 열차가 입구 계단 폭이 좁은 등 노인 이용객들에게 불친절한 것은 맞다"며 "초고령화 진입을 앞둔 우리 사회에서 노인 이용객들을 위한 기술을 진지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KTX 열차가 고속으로 달리는 만큼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며 "당장 기술개발이 어렵다면 일단 KTX 열차전용 역은 플랫폼 자체를 높여 열차와 수평으로 맞추는 방법 등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