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경기 1골. 한 때 서울을 대표했던 공격수 박주영의 올 시즌 K리그1 공식 기록이다. 15경기 가운데 선발로 나선 경기보다 교체 투입된 경기가 더 많다는 점에서 팀 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지난 7월 11일 인천전을 끝으로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인천전에는 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다시 교체되기도 했다.
팬의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박주영이 1군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부상 등 컨디션 유지의 어려움이 제기됐다. 하지만 박주영 본인이 SNS를 통해 직접 몸 상태에 자신감을 선보였다. 실제로 박주영은 최근 2군 경기인 R리그에서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다.
박주영의 거취를 두고 계속된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지난 30일 상주 상무와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1라운드를 앞두고 만난 서울의 이을용 감독대행은 박주영의 출전을 예고했다. 단 스플릿라운드가 시작되고 나면 박주영을 투입한다는 것이 이 감독대행의 구상이다.
서울은 현재 위기다. 스플릿 분리 이전 마지막 홈 경기였던 상주전마저도 2대2 무승부에 그치며 8경기 무승(3무5패)의 부진이 이어졌다.
남은 2경기의 결과에 따라 산술적으로는 상위 스플릿 진출 가능성이 살아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이라면 사상 첫 하위 스플릿 경험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어느 쪽도 서울은 위기다. 상위 스플릿에 진출해도 상위권 팀과 올 시즌 전력차가 유독 컸다는 점에서 승리를 향한 힘겨운 싸움이 불가피하다. 하위 스플릿 추락 시에는 강등을 피하기 위한 하위권 팀과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스플릿 라운드 돌입 후 5경기 모두 허투루 치를 수 없는 서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주영의 투입이 예고됐다. 박주영은 서울을 위기에서 구하는 영웅이 되거나, 아니면 위기에서 그저 그런 활약으로 무너지는 상황만이 남았다.
올 시즌 서울은 7골을 넣은 고요한이 팀 내 최다골의 주인공이다. 공격수의 활약이 저조한 탓에 제주와 함께 35골로 팀 득점 공동 11위로 사실상 꼴찌다. 이런 가운데 박주영에게 찾아온 기회는 더욱 의미가 크다.
박주영은 이미 자신의 몸 상태에 강한 자신감을 선보였다. 여기에 이을용 감독대행도 박주영의 출전을 예고했다. 이제 주사위는 박주영에게 넘어갔다. 그의 활약상에 따라 이대로 서울의 출전명단에서 사라지거나 아니면 위기 탈출을 이끄는 영웅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