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성희롱' 가해자들 무기정학 1년 만에 슬그머니 복학

징계해제되거나 수위 낮아져…"피해자와 함께 수업 우려" 목소리

대학교 신입생 환영 행사에서 여자 후배들을 성희롱해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던 가해자들이 1년 사이에 복학해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서울의 한 사립대학 단과대학 새터(새내기 배움터)에서 여자 신입생 등에게 성희롱 발언과 외모평가, 음담패설을 해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던 가해 학생 2명이 지난 학기와 이번 학기에 잇따라 복학했다.

이 학교 징계규정에 따르면 무기정학은 '3개월 이하 유기정학'과 퇴학에 해당하는 '제적'의 중간 단계로 3개월이 지나면 징계해제를 요청할 수 있다.


복학한 가해 학생 1명은 지도교수와 학과장 의견서, 일부 피해자 탄원서 등을 토대로 징계해제를 요청했고, 학교가 이를 받아들여 징계해제가 결정됐다.

또 다른 1명은 학교에 징계 재심의를 요청했고, 무기정학은 너무 무겁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3개월 유기정학으로 징계 수준이 낮춰졌다.

두 사람의 복학 모두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학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해 학생이 아직 학교에 다니는 상태에서 가해 학생의 복학이 결정된 것은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다.

해당 학과는 한 학년 학생이 40명 정도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이 수업을 같이 듣거나 학과 건물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큰 편이다.

게다가 복학한 가해 학생 가운데 1명은 징계해제가 결정되기 전 단과대학이 주최한 체육행사에 참여해 학교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 학과 학생회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이 징계를 받고도 학과 행사에 참여하거나 복학해 수업을 듣는 것을 불편해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앞으로 피해 학생들이 수업에서 가해 학생들과 마주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이 잘못에 대한 징계를 이미 받은 만큼 복학을 제한하는 등 추가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인재로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는지를 논의한 끝에 결정한 사항"이라며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학생이라고 해서 계속 낙인을 찍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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