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서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선 류현진(31)이 시즌 평균자책점을 1점대로 낮추는 눈부신 호투로 제 몫을 해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2볼넷 1실점 3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회말 닉 헌들리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병살타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등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경기 전까지 2.00이었던 류현진의 시즌 최종 평균자책점은 1.97로 낮아졌다. 다저스가 서부지구 우승을 향해 막판 경쟁을 펼친 9월에 류현진이 남긴 성적은 3승2패 평균자책점 1.50이다.
다저스로서는 쉽지 않은 승부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서부지구 라이벌전에 맞춰 에이스 메디슨 범가너의 등판 일정을 조정했다. 범가너는 대표적인 '빅 게임 피처(Big game Pitcher)'로 누구보다 큰 경기에 강한 투수.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빅 게임 피처'의 기세가 더 대단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2회말 선두타자 헌들리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브랜든 크로포드와 아라미스 가르시아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류현진은 오스틴 슬레이터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고 고키스 에르난데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다저스는 3회초 매니 마차도의 적시타로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3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4회말에는 1루수 실책과 크로포드, 가르시아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때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류현진은 대타 켈비 톰린슨을 상대로 2구 낮은 커터를 던져 땅볼을 유도했다. 공은 2루수 브라이언 도저를 향했다. 도저는 유격수 마차도와 함께 또 한번 병살 플레이를 합작했다.
다저스는 5회초 저스틴 터너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3대1 리드를 잡았다.
5회말 역시 삼자범퇴로 막아낸 류현진은 6회말 선두타자 조 패닉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에반 롱고리아를 병살타로 처리하고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마차도와 도저의 호흡이 이번에도 빛났다. 이어 헌들리를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6회말까지 공을 던지고 팀이 3대1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로써 류현진의 2018시즌 최종 평균자책점은 1.97이 됐다. 부상 때문에 총 이닝이 82⅓이닝에 불과했지만 적어도 마운드에 서있는 시간만큼은 어떤 특급투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로 활약했다.
어깨 부상 때문에 2015시즌을 통째로 날린 류현진은 2016년 1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1.57에 머물렀고 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이겨낸 지난 시즌에는 5승9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 부활의 가능성을 알렸다.
그리고 자유계약선수(FA) 권리 취득을 앞둔 올해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특히 매경기가 '빅 게임'이었던 9월의 활약은 류현진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