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전통의 강호 수원·서울의 동반 추락

수원의 공격수 데얀. 수원은 최근 5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과 서울은 K리그 전통의 강호다. 수원은 4회, 서울은 6회(전신 LG 포함) 우승을 차지했다. 언제나 전북의 대항마로 꼽혔다.

그런 수원과 서울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30라운드까지 치른 상황에서 수원은 11승9무10패 승점 42점 K리그1(클래식) 5위까지 떨어졌다. 서울은 8승10무12패 승점 34점 9위로 상위 스플릿 진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수원은 최근 10경기 1승4무5패, 서울은 3승2무5패에 그치고 있다.

◇서정원 감독 사퇴 후 무너지는 수원

수원은 최근 K리그 5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서정원 감독이 스스로 물러난 시점부터다. 사퇴 후 첫 경기였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전북을 격파했지만, 이후 ACL 8강 2차전을 포함해 6경기째 승리가 없다.


무엇보다 ACL 포함 5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골을 넣지 못하니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수원은 서정원 감독 체제에서 나름 선방했다. 몇 년 전부터 투자가 확 줄어든 상태에서도 4년 연속 ACL에 진출했다. 2위 2회, 3위 1회, 그리고 2016년 7위 수모를 겪었지만, FA컵에서 우승했다.

올해도 후반기 다소 주춤했지만, ACL 8강이라는 성적표를 일궈냈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였다.

하지만 서정원 감독의 자진 사퇴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수원은 "빠른 시간 내 팀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병근 감독대행 체제로 7경기째 치르면서 성적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ACL 4강 진출이 그나마 희망이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서정원 감독과 결별이 확정됐다면 더 빠르고, 치밀하게 다음 계획을 짰어야 한다. 기존 코칭스태프에 책임을 떠넘기 듯 잔여 시즌을 보내게 하는 것은 최고의 선택이라 보기 힘들다"면서 "ACL 4강은 대단한 성적이지만, 오랜 시간 감독을 했던 인물이 떠난 후 대처 능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서울은 상위 스플릿 진출조차 어렵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의 부진, 예정된 수순이었다

서울은 2016년 승점 삭감을 당한 전북을 제치고 K리그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듬해 5위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올해는 9위까지 내려앉았다.

2016년 우승 당시 서울의 외국인 선수진은 최강이었다. 장수 외국인 선수 데얀을 비롯해 오스마르, 다카하기, 아드리아노가 맹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카하기, 아드리아노가 떠났고, 올해는 오스마르와 데얀이 이적했다.

이후 데려온 마우링요, 칼레드, 코바(이상 2017년), 안델손, 에반드로, 코바, 마티치(이상 2018년)는 모두 기대 이하다.

김환 해설위원은 "서울은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 아니다. 2년 전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졌다. 그런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어쩌면 잘 몰랐을 수도 있다. 진짜 위기는 스스로 위기인 것을 모를 때"라면서 "5년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팀이었다. 하지만 적당히 소개 받은 선수 또는 리그에서 한 번쯤 본 선수를 데려와 모두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선수진도 예전만 못하다. 올해 윤일록이 일본으로 향한 뒤에도 눈에 띄는 영입은 없었다. 윤석영 정도가 유일한 국가대표급 영입이었다.

김환 해설위원은 "국내 선수 영입 경쟁에서도 다른 팀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면서 "상위권이 익숙한 팀인데 추락하면서 분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는 증거가 튀어나오고 있다. 누구 한 명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모두가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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