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2타수 2안타 3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비록 팀은 졌지만 이정후는 홈런까지 날리는 등 맹활약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는 타율을 3할5푼9리에서 3할6푼2리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타격 1위 김현수와 같은 수치. 다만 이정후는 3할6푼1리9모로 반올림을 해야 한다. 근소하게 아직은 김현수가 앞선다.
하지만 최근 이정후의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정후는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해내고 있다. 그 사이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이 4경기였고, 그 중 절반이 3안타 경기였다.
8경기 동안 타율이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다. 앞선 9월 11경기 타율 2할8리(48타수 10안타)와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졌다. 이런 기세라면 다시 김현수를 앞서는 것도 시간 문제다.
이정후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까지 리그 최고의 타격감을 뽐냈다. 7월 타율 4할1푼9리(43타수 18안타), 8월에는 무려 5할3푼2리(62타수 33안타)를 찍었다. 이런 맹타로 이정후는 타격 1위(3할7푼8리)에 올랐고, 대표팀에도 추가 발탁돼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아시안게임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쉴 새 없이 달려온 피로감이라는 말도 있었다. 정작 본인은 "몸이 좋지 않거나 체력이 떨어진 건 아니고 한번쯤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때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왔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이클이 내려왔으니 이제 올라올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말처럼 이정후는 슬럼프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물론 최근 4할대 타율의 맹타가 이어지라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오름세인 타격 사이클이다. 이정후의 9월 타율은 2할9푼3리. 지난해 데뷔해 신인왕에 오른 이정후는 지금까지 월간 최저 타율이 2할9푼8리였다. 올해는 아직 한번도 없었다. 올해 9월 타율을 더 올릴 가능성이 적잖다.
만약 이정후가 올해를 타율 1위로 마친다면 사상 최초로 아버지와 함께 타격왕에 오르는 역사를 쓴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국가대표 코치는 해태 시절인 1994년 3할9푼3리로 타격왕에 오른 바 있다. 이정후와 같은 KBO 2년차에 달성한 대기록이었다.
이정후가 올해 타격왕에 오르면 아버지의 뒤를 잇게 된다. 이 코치는 대졸로 당시 24살의 나이였다. 아버지보다 4년 빠른 기록이다. 과연 이정후가 슬럼프에서 확실하게 벗어나 KBO 리그의 새 역사를 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