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참여 보고하라"…MB경찰의 '용산참사' 여론조작 지시

경찰관 148명 명단 적시
노컷뉴스 등 5개 언론사 설문조사 지목

용산 참사 당일 모습 (사진=자료사진)
경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09년 용산 참사 직후 경찰관 수백명에게 온라인 설문에 참여하게 하고 이중 일부에게는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문건을 보면 당시 경찰청 수사국은 용산 참사와 관련한 홍보 대책을 매일 보고하라는 지시를 소관 부서에 보냈다.

지시 사항을 정리한 '조치 계획'에는 전국 사이버수사요원 900명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 대상으로는 네이버 뉴스폴, 한국일보 이슈앤폴, MBC 100분 토론 시청자투표, 노컷뉴스 라이브폴, 동아누리 토론공감 등이 적시됐다.


이를 위해 "IP·ID 방식을 불문하고 매일 접속해 여론조사에 참여하고 적극적 의견 제시 및 댓글 달기로 여론을 주도하라. 설 명절 친척이나 고향 친 인사에게 용산사태 진상에 대해 적극 알리라"는 지시도 담겼다.

수사국은 또 BH(청와대), 정당, 의원, 언론, 포털사이트 등에 '용산 방화사건'의 진상을 홍보하라며 "경찰입장 대변 기사, 불법집회성이 부각된 동영상 링크 및 퍼나르기, 직원 1인 1일 10회 댓글 달기"를 지시했다.

용산 철거현장 화재사고 관련 일일 추진사항 문서 캡처 (사진=이재정 의원실 제공)
하단에 담긴 '보고 양식'에는 수사국 산하 8개 부서의 경찰관 148명의 명단과 이들이 노컷뉴스 등 5개 사이트 설문에 참여했는지 표시하는 칸이 마련됐다.

아울러 지시가 떨어진 지 나흘 만에 한 수사팀은 28건의 여론조사에 참여하고, 4건의 댓글을 달았다는 현황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실제 여론조작에 참여했는지는 앞서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살펴봤지만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문건은 공문이 아니라 수사국 직원들끼리 내부적으로 공유했던 것"이라며 "현황에 이름이 남은 직원들은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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