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바른미래당은 연휴 기간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긍정 평가하면서,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실질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판문섬 선언 국회 비준 문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쪽으로 당론을 변경할 조짐이 예고됐다.
◇ 한국당 "남북문제 일부 우려.. 경제는 우려가 압도적"
김용태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었음은 사실. 국민의 기대가 있다는 점 전한다"면서도 "다만 비핵화의 진전과 남북관계가 비대칭, 과속의 우려가 있다는 점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소속 의원들이 각 지역구에서 듣고 온 민심을 종합한 여론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결론 격으로 '국가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한 셈이다. 제3차 남북회담과 평양공동선언, 이를 토대로 한 한미정상회담 등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확인하는 동시에, 비핵화에 대한 뚜렷한 진전 없이 남북 경협이나 종전 선언 같은 타협책이 논의되고 있다는 인식을 '과속'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초점을 경제 문제에 맞췄다. 김 사무총장은 "경제와 관련해선 우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장사가 안 된다는 하소연, 취업 걱정, 과연 국민 세금만으로 (정부 재정을) 불려갈 수 있겠느냐는 것" 등을 추석 민심의 지적으로 거론했다.
다만 김 사무총장은 "한국당에 대한 걱정과 비판이 있었음을 말씀드린다"며 이례적으로 자조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우리 정치가 너무 일방적으로 가고 있다", "제1야당의 존재감이 보이라는 말이 많았다"며 한국당에 대한 민심의 비판을 공개했다.
이날 김 사무총장의 '추석 민심' 기자회견은 김성태 원내대표를 대신한 것이다. 회견이라고는 하나, 같은 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들이 심재철 의원 측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및 정부의 고발 방침을 규탄하는 별도의 회견과 묶여서 진행됐다.
짤막하고 간결한 회담 형식을 고집한 것으로 "길게 말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근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국면 등에서 수세에 놓인 한국당의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김 사무총장은 "여론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비해 한국당의 지지율 7~8% 정보밖에 안 나온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이은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다는 것 정확하게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남북관계 이슈에 가려 야당의 존재감이 보이질 않는다는 비판을 일부 수요한 태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제3차 남북정상회감 이후 계속 피력하고 있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반대' 입장을 견지할 것인지에 대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속도를 맞춰야 한다. 너무나 빠르게 경협 군사문제 과속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있다"고만 답했다. 비준 동의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서 즉답을 피한 것으로, 동의를 마냥 반대하기도 어려운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 바른미래당, '비준 불가' 변경 조짐…"북미회담서 비핵화 실질 성과 예상"
반면 바른미래당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상당한 환호를 보내는 것이 사실"이라며 민심을 흐름을 다르게 파악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추석 민심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낼 수 있는 그런 교두보로서 회담이 기능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지난 제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비핵화 성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데서 입장을 바꿔 "이번(북미정상회담)에 실질적인 비핵화의 진전이 앞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점들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합의서 등의 동의에 비준하는 방법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의논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있게 된다고 한다면 상당 폭의 비핵화,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그런 점 등을 우리기 비준동의안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