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유연한' 상응조치로 창의적 중재…북미 호응할까

폭스뉴스 인터뷰서 "상응조치는 반드시 대북 제재 완화만 아니다"
"종전선언과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환, 경제시찰단,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등 다양한 방안 제시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각인 25일 미 언론사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완화 뿐 아니라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와 경제시찰단 교환 등도 미국의 상응조치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문 대통령의 창의적인 중재 노력이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2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상응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상응조치라는 것이 반드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선은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고, 인도적인 지원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예술단 교류 같은 비정치적인 교류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북한이)영변 핵기지를 폐기하게 되면 장기간의 참관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미국이)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그러면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미국의 의지도 보여주면서 참관들이 머물면서 활동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비핵화 조치가 완료되고 나면 북한의 밝은 미래를 미리 보여주기 위해서 경제시찰단을 서로 교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반드시 제재를 완화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새롭게 수립한다는 것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상응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단계별 상응조치에 너무 정치적인 문제로만 접근할 경우 북미간 협상이 다시 경직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인터뷰가 '평양 정상회담'과 '뉴욕 한미정상회담'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유연한' 상응조치를 설명하면서 중재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 제재는 비핵화가 완료된 시점에 해제될 수밖에 없지만 그 이전에라도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예술단과 경제시찰단 교류 등을 통해 미국의 관계개선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실천적 방안들이 시행된다면 가시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거의 대화를 주도하며 비핵화 해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계속된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한국이나 미국이 이런 비핵화 협상을 함에 있어서 북한 측이 이렇게 있더라도 말하자면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북한이 취해야 되는 조치들은 핵 실험장과 미사일 실험장,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는 것이고, 만들어진 핵무기를 폐기하는 이른바 불가역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지만 미국과 한국, 양국이 취하는 조치는 언제든지 재기할 수 있는 조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언제든지 재기할 수 있고, 종전선언도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며 "설령 제재를 완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이 속일 경우,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어서 미국으로서는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면 할수록 미국 측에서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더라도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며 북미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그 믿음을 북한에 줄 수 있다면 북한은 보다 빠르게 비핵화를 해 나갈 것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님의 1차 임기 내에 비핵화를 마치겠다라는 북한의 어떤 타임테이블도 결코 무리하지 않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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