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느리게 먹는다" 5세 아동 팔에 손톱자국 낸 교사 벌금형

"안정된 교육환경 제공해야 할 교사가 학대…피해 아동 위축돼 울음"

학원에서 식사습관을 지도하던 교사가 5세 아동의 팔을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잡아당긴 혐의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양철한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학원 담임교사 A(33)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양 부장판사는 "A씨는 어린 원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로서 안정된 교육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있는데도 피해 원생들에게 신체적,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며 "현재까지도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이 사건은 피해 원생들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일어났고 학대행위의 경위나 방법에 비춰 피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는 사건 이후 유산해 충격이 큰 상태"라며 벌금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양 부장판사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두고 "상처의 모양을 보면 손톱에 의해 꾹 눌린 상태로 길게 핏자국이 맺혀있다"며 "상처가 모두 아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서적 학대행위에 대해서도 "A씨는 힘이 약한 피해자들의 팔을 잡거나 밀쳤고 식판에 남은 국을 강제로 마시게 하기도 했다"며 "이는 교육적 목적 달성에 상당한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피해자들은 몸이 굳은 상태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며 "A씨에게 정서적 학대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그 가능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훈육 목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따라 정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4일 다섯 살배기 이모 양이 식사를 느리게 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옆자리에 오게 한 뒤 오른쪽 팔을 강하게 쥐어 잡아당겨 손톱자국으로 보이는 찰과상을 입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5월 10일부터 8월 10일까지 이양을 비롯한 5세 아동 3명에게 신경질적으로 삿대질하거나 손가락으로 찌르고 살짝 밀치는 방법 등으로 총 28회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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