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홈경기에서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쐈다. 넥센을 13대2로 완파하고 남은 1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위를 확정했다.
압도적인 우승이다. 86승46패를 기록한 두산과 2위 SK(72승1무58패)와의 승차는 무려 13경기. 지난 4월7일 1위로 올라선 두산은 이후 단 한번도 순위 하락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직 2018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KBO 리그에서 1-2위간 승차가 10경기 이상 벌어진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SK(83승43패)가 2위 두산(70승56패)에 13경기차 앞서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지난 3년동안 한국시리즈를 했고 대표팀 경기도 많았기 때문에 (우승한) 2016년과는 달랐다. 선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면 감독이 구상하기가 어려워진다. 그게 힘들었지 1위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전부터 선수들의 컨디션을 걱정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장원준과 유희관은 예년에 비해 크게 부진했다. 외국인타자도 말썽이었다. 파레디스와 반슬라이크는 총 104타수 합작에 그쳤고 그들의 총 타율은 0.135에 머물렀다.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두산의 저력은 결국 선수에게서 나왔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선수 3명은 다 바뀌었고 불펜은 확실하지 않았다. 이용찬은 중간에서 선발로 갔다. 그런 부분이 염려됐지만 상황마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초반에 곽빈이 잘했고 중반부터 박치국이 셋업맨으로서 잘했고 함덕주도 초반 기복은 있었지만 차분하게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허경민과 최주환이 초반에 너무 잘했고 골고루 돌아가면서 잘해줬다. 슬럼프가 찾아와 전체적으로 확 무너진 적이 없었다. 선수들을 너무 칭찬해주고 싶다. 서로 잘 뭉친 것 같아 너무 고맙고 찡하다. 코치들도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말 수고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날 5이닝 2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따낸 이용찬은 보직 변경의 성공 사례를 남기며 장원준과 유희관이 부진했던 선발진 전력에 큰 힘을 보태줬다.
이용찬은 "풀시즌을 뛰면서 정규리그 우승한 것은 처음이라 기분이 남다르다"며 "(14승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선발로 전환했기 때문에 올해만 잘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원준이 형과 (유)희관이 형이 부진했지만 어린 투수들이, 어떻게 보면 기회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기회를 잘 잡아서 우승까지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얼굴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 화수분 야구의 강점이다. 수많은 변화 속에서 구심점을 잡은 선수는 바로 주장 오재원이었다.
"매직넘버가 나오고 참 시간이 안가더라. 오늘 안방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오재원은 "시즌 전 감독님께서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 없으니까 너 하고싶은대로 편하게 해'라고 해주신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작년에 부진했는데 다시 자신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주장으로서 대우해주고 챙겨준 동료, 코치님들 덕분에 용기를 얻고 다시 자신감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