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문 연 한강 이포보, 4대강이 살아난다

환경부, 한강 4대강 보 가운데 처음으로 이포보 개방
보 개방 이후 수질개선 효과 뚜렷…인근 취수장 있어도 농민 피해 크지 않을 듯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으로 굳게 잠겼던 물길이 다시 뚫린다. 정부가 다음 달 금강의 모든 보문을 열고, 한강 보문도 처음으로 개방하기 시작한다.

최근 환경부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 악화 사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한강의 4대강 보 가운데는 처음으로 경기 여주의 이포보 수문을 다음 달 초 개방하기로 했다.

앞서 환경부는 4대강 사업으로 물길을 막은 16개 보 가운데 10개의 수문을 지난해 6월부터 3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그 영향을 관찰해왔다.

실제로 지난 6월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15개의 보가 설치된 4대강 수계 22곳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보 설치 전과 비교 평가한 결과 보 설치 후 어류, 저서동물 등이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4대강 보 개방·모니터링 중간결과를 점검한 결과 '녹차라떼' 사태를 일으킨 조류 농도가 40% 가량 감소하고, 모래톱 등이 회복되는 등 수문 개방 이후 환경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 11일 지역 농민 및 관계기관 등과 합께 회복 효과가 뚜렷한 금강의 모든 4대강 보문을 다음 달 중 한 달 동안 완전히 개방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강의 경우, 1500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를 지키기 위해 비교적 수질 관리가 잘 이뤄지면서 눈에 띄는 수질 악화 상황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히려 보문 개방이 차일피일 늦어졌다.

이 때문에 장마철 수위 관리 차원에서 보문을 열었을 뿐, 수질 모니터링 등의 목적으로 한강의 4대강 보문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이포보 주변에 대규모 취수장이 있어 인근 농민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생각이 다르다.

경기환경운동연합 장동빈 사무처장은 "농업용수를 취수하는 분들의 피해가 우려된다지만, 취수구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피해를 예방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다"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공개할만큼 자료를 축적하지는 못했지만, 한강 역시 4대강 보 설치로 인해 지류 하천의 오염 수준이 악화되는 것으로 관찰된다"며 "다른 강에 비해 이포보 수문 개방 여부로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둘러 보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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