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K팝리더' 인터뷰를 위해 지난 20일 서울 역삼동 소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용감한형제는 음악과 함께하는 '용감한' 도전을 계속해서 펼쳐나가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브레이브를 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최근 외부 작업을 자제하며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라고 했다. 내후년 1월 새로운 보이그룹을 데뷔시키기 위한 담금질에도 한창이라고. 그런 와중에도 "전 재산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프로듀싱 제안이 많이 들어오는데 절제하고 있어. '용형'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거의 다 안다고 생각해. 이제는 '용형' 보다는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에 포커스가 맞춰졌으면 하기 때문에 외부 작업 보다는 소속 아티스트 프로듀싱에 더 집중하고 있지. 신인 보이그룹 론칭도 준비하고 있고.
▲보이그룹이 데뷔할 예정이구나.
=빅스타를 데뷔시킨 이후 한 차례 실패를 맛 봤어.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만큼, 이번에는 정말 야심차게 준비 중이야. 몇 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고, 누가 봐도 '획기적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플랜을 짰지. 기대해도 좋아.
▲자신감이 넘쳐 보이네. 대체 얼마나 획기적이길래.
=누가 따라할까 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이야. 그래서 아직 말해줄 수 없어. 대신 데뷔 시점은 처음으로 밝힐게. 지금 잡고 있는 플랜은 내후년 1월 데뷔야. 준비가 더 빠르게 진행되면 내년 11월이나 12월쯤 데뷔시킬 수 있을 것 같고. 아마 '어, 되게 신선하네'라는 반응이 나올 거야.
▲'용형'은 누구나 인정하는 'K팝 리더'잖아. 업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 지점이 있는지 궁금해.
=조영수 선배를 중심으로 미디엄템포가 업계의 주류 장르였던 2007~2008년쯤, 힙합과 일렉트로닉을 섞은 '힙트로닉'이라는 장르를 유행시키고, 뿌리 내리게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 요즘은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고 있는 장르가 너무 많잖아. 앞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를 대한민국 가요계의 중심 장르로 만들고 싶어. 그 음악의 뿌리 역할을 브레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했으면 좋겠고.
▲히트곡을 많이 탄생시킨 비결이 궁금해.
=430곡 정도를 냈고, 그중 100곡 가까이 히트했는데 히트곡을 만드는 법은 따로 없다고 생각해. 중요한 건 늘 음악과 함께라는 마음으로 사는 거라고 생각해.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부분도 많거든. 그런데 확실히 음악은 공부만으로 되는 건 아닌 것 같아. 곡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은 뒤 3, 4일 동안 아무 생각도 안 날 때가 있는 반면, 갑자기 영감을 받아서 5분, 10분 만에 곡을 완성하게 될 때도 있거든. 그런 면에 있어서는 신이 나에게 훌륭한 재능을 주신 것 같아.
▲'감'을 유지하는 게 정말 어려울 것 같아.
=맞아. 내가 최고라는 생각은 절대 안 해. 그래서 회사 소속 프로듀서들과 친형제처럼 지내며 매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젊음 친구들이다 보니 나보다 트렌디한 감각이 뛰어나거든. 요즘은 그들이 만든 음악을 듣고 판단하는 메인 프로듀서 역할을 주로 맡고 있어. 그런 과정을 통해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
=아니야. 위기의식은 전혀 느끼지 않고 있어. 오히려 '자체제작돌'이 늘어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야. 그 친구들의 음악을 들어보면서 요즘 트렌드를 분석할 수 있고, 자극을 받기도 하니까. 음악이라는 플랫폼을 공유하며 그들 역시 프로듀서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고 있을 거라고 보고. 그런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K팝이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후배 프로듀서들도 정말 많아졌잖아.
=누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정말 많은 친구들이 나왔지. 사실 이상한 한글 이름을 예명으로 쓰며 활동한 건 내가 원조야. 요즘은 그게 하나의 트렌드가 됐지만, 13, 14년 전만 해도 프로듀서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았어. 프로듀서가 아닌 그냥 작곡가로만 불렸지.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획기적인 팀이 나온 뒤 비슷한 이름을 쓰는 팀들이 많아졌던 것처럼, 내가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 좋은 후배 프로듀서들의 활동을 지켜보는 게 재밌기도 하고.
▲다른 프로듀서들과 구분되는 '용형'만의 감성이 있는 것 같아.
=나만의 슬프고 마이너한 감성이 있지. 스물한 살 때부터 프로듀서의 길을 걸었으니까 어느덧 19년 정도가 지났고 메이저 시장이 나온 지는 13, 14년 정도 됐는데 예전부터내 음악은 신나는 댄스곡이지만 슬픈 감성이 있었어.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결국 영감은 감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마음속에 내제되어 있는 슬픈 감성이 멜로디에 묻어나 있었기에 내가 만든 곡들이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어?
=음악 작업은 항상 뜻 깊어. 히트 여부를 떠나 모든 곡에 내 열성이 들어가 있으니까. 특이했던 작업은 2년 전 (이)승철이 형과 함께한 '일기장'라는 곡을 만든 거였지. 처음으로 만들어 본 발라드곡이었기 때문에 발표되고 나서 진짜 창피했어. 발라드곡을 잘 쓰는 분들이 듣고 비웃지 않을까 조마조마했고. 다행히 의외로 발라드곡도 잘 만든다는 평가를 받아서 기뻤어. 아마, 앞으로 발라드곡을 내는 일은 또 없을 것 같아.
▲3년 전, YG를 비롯한 미국 유명 힙합 뮤지션들과 협업 작업을 했던 게 기억에 남아.
=굉장한 모험이었어. 회사 대표지만, 회사의 자본과 지원 없이 홀로 비행기표만 끊고 미국에 갔었거든. 그 친구 한 번 만나보겠다고 호텔과 숙소를 잡아놓고 10일 넘게 기다렸었어. 그러다가 미국에 사는 지인이 초대해준 한 파티 자리에서 우연히 만남이 성사됐고, 영어로 만든 내 프로필을 보여줬었지. 한국에서는 유명하지만 거기서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니까. 그 이후 일주일 정도 지나서 '비트를 들어보고 싶다'고 연락을 주더라고. 비트를 들려주니 '영어만 못하지 미국 본토에 사는 사람 같다'며 좋아하더라. 그렇게 YG, 크레이지본(Krayzie Bone) 등과 연이어 곡 잡업을 하게 됐고, 넬리(Nelly)하고도 만났어. 그때 미국 친구들과 친분을 다진 덕분에 훗날 사무엘과 사일렌토의 콜라보가 성사될 수 있었고. 매 순간이 모험이고 즐거운 일인 것 같아. 앞으로도 한 방에 결실이 맺어지는 것 없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모험을 이어나가 보려고.
(인터뷰②)용감한형제 "새로운 기회 열어준 BTS, 화두 던진 워너원"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