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 퓨마야" 사살된 퓨마 추모 발길 이어져

사살된 퓨마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사진=김미성 기자)
"퓨마야, 네가 별빛이었다. 너의 혼이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

20일 오후 대전 중구 사정동의 한 동물원을 찾았다.

동물원 입구에는 우리를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에는 퓨마의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와 꽃, 리본, 포스트잇 등이 있었다.

포스트잇에는 "잊지 않을게 퓨마야", "영원히 기억할게",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기적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미안하다." 등의 글귀가 쓰여 있었다.


먹구름이 몰려온 뒤 한두 방울의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포스트잇의 글귀는 하나둘 번진 상태였다.

동물원 관계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오늘 와보니 (사진과 꽃, 포스트잇 등이) 있었다"라며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동물원 입구 왼쪽 모퉁이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퓨마의 사진과 글귀를 살펴보곤 했다.

한 초등학생은 살짝 무리에서 이탈해 퓨마의 사진과 포스트잇을 휴대전화로 찍기도 했다.

시민들은 사살된 퓨마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아이와 함께 동물원을 찾은 김모(28)씨는 "사육사의 잘못으로 퓨마가 사살된 게 너무 불쌍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강모(29)씨는 "처음에 사살됐다고 했을 때는 조금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에 동물원 내에 있었다는 기사를 보고 조금 과하게 대응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한편으론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생명이니 가버린 게 안타깝다"며 "우리에 갇혀있다 억울하게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추모하는 모습이 좋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18일 오후 5시 15분쯤 대전 중구 사정동의 한 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했다는 관계자의 신고가 접수됐다.

탈출한 퓨마는 2010년생 암컷으로 약 60kg에 달했다.

대전시는 긴급 문자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렸고 인근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탈출한 퓨마는 멀리 가지 못하고 동물원 내 배수지 인근에서 발견돼 마취총을 맞았지만, 또다시 달아났다가 끝내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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