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작가 최초 20억대 그림… 천경자 '초원Ⅱ' 어떤 작품?

천 작가 해외여행 다니며 그린 풍물화 희소성 있어
자신의 기록 2년6개월만에 넘어서

(사진=케이옥션 제공)
아프리카를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배경에 코끼리와 표범, 사자, 얼룩말이 오아시스 주변에서 쉬고 있다. 코끼리의 등 위에 나체의 여성이 엎드려 누워있다.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 하다. 몽환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바로 천경자가 1978년 그린 '초원Ⅱ' 작품이다.


이 작품이 19일 케이옥션 경매에서 20억에 팔렸다. 이로써 여성 작가 최초로 20억대 그림이 나오게 됐다.

'초원Ⅱ'는 천경자의 작품 중에서도 세로 105.5cm, 가로 130cm인 대작에 속한다.

2016년 경매에서 17억 원에 팔린 1962년작 ‘원’의 기록을 2년 6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천경자는 40대 중반인 1969년부터 약 30년간 전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문명을 접했다. 여행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수개월씩 거주하기도 했다.

천 작가는 여성 초상화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해외여행 풍물화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경매를 진행한 손이천 케이옥션 차장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작가가 봤던 여러 경험을 작품으로 담아냈기 때문에 여행 풍물화도 희소성이 있다"며 "여자로서의 삶은 평탄치 않았지만 수십년간 해외를 다니며 작품 활동을 하면서 예술로 삶의 갈증을 해소했다"고 평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20억대 이상의 작품을 기록하는 화가는 드물다.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이우환 정도로 손에 꼽힌다. 특히 천 작가는 여성 작가로서는 최초로 20억대를 기록하게 됐다.

한편, 이날 경매에서 추상화가 유영국(1916∼2002)의 1959년작 '작품'이 6억 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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