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실패하는 사람이 실패를 잘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생각의 구조가 잘못된 경우”라고 혹평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경제 정책이나 산업정책에 있어서 거의 완벽한 실패를 하고 있다"며 "다른 분야에서도 실패를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날 남북 간 합의를 연이은 실패의 사례로 꼬집었다. 그는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 결과를 보면 비핵화 문제는 거의 진전이 없고, 우리의 국방력은 상당히 약화시켜버렸다"며 "정찰과 관련됐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국방에서 눈을 빼는 그런 합의를 했다"고 비판했다.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의 시범 철수와 군사분계선 인근의 지상‧해상‧공중 정찰 활동을 중단하기로 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한 비판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 입장에서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며 "우연발생적 사고, 조직 내부의 권력 갈등에 의해서, 도대체 누구에 의해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게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 간 합의를 통해 전쟁 가능성을 대비한 군사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북한은 역시 협상을 잘 하는 것 같다"며 우리 정부의 실책을 역으로 부각시켰다. 핵 리스트 신고와 검증 등 비핵화 조치 없이 경협 관련 사안들이 합의됐다는 비판이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전쟁 없는 한반도라고 했지만, 주목할 것은 핵은 여전한 한반도"라며 "핵물질‧핵탄두‧핵시설 리스트 신고는 일언반구도 없이 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명시적으로 용인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페이스북을 통해 핵 사찰을 허용하고 국제 전문가들이 핵 실험장과 미사일발사대의 영구 철거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동선언문 그 어디에도 '뉴클리어 인스펙션(nuclear inspection)'에 대한 언급은 단 한군데도 없다"며 국제사회의 '환영' 입장을 여론 왜곡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