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명산이고, 가장 상징적인 산"이라며 "문 대통령께서 여러차례에 걸쳐 중국을 통하지 않고 우리땅을 밟고 천지에 오르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북한 쪽에서 바라보는 백두산 천지까지 오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천지는 날씨 상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일단 "날씨가 좋으면 천지까지도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평양 현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20일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20일은 문 대통령의 방북 마지막날로, 이날 남북 두 정상의 '친교행사' 여부에 상당한 관심이 쏠린 바 있다. 마지막 친교행사 일정으로 백두산 방문이 결정된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뜻을 북측에서 알고 제안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방북 첫날 비행기에서 내릴 때도 "중국 쪽에서 백두산에 올라가는 길은 수차례 제안이 왔지만 거절했다"며 북한 쪽 백두산 방문에 대한 희망을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환영 만찬 때도 문 대통령은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백두산 등반' 꿈 실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였다. 경호 문제와 함께 이번 회담의 까다로운 의제 때문에 불가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방북 첫날 문 대통령에게 "비록 수준은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보인 숙소(백화원)고 일정"이라고 밝혔던 만큼, 두 정상간 3차례나 만나며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뜻에 화답한 걸로 보인다.
두 정상은 20일 오전 일찍 백두산에 출발할 예정이다. 확정된 것은 백두산의 남쪽 정상인 장군봉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다만 두 정상이 직접 등산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장군봉까지는 버스를 타고, 산중턱에서는 궤도 차량을 타고 올라간다. 천지까지 가는 길은 삭도케이블카가 설치돼있어 천지 방문이 가능하다면 두 정상이 함께 케이블카를 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제공항에서 비행기로 백두산 근처의 삼지연 공항으로 이동하고, 삼지연 공항에서부터 수행원들과 함께 백두산 정상으로 올라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