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회현 "처음엔 무대에서 숨도 안 쉬어져… 이젠 적응"

[노컷 인터뷰] '같이 살래요' 박재형 역 여회현 ②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란제리 소녀시대'의 손진, 혼자 추는 왈츠'의 구건희, '쇼트'의 박은호, '같이 살래요'의 박재형 역을 맡은 여회현 (사진=각 방송 캡처)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에서 박효섭(유동근 분)의 막내아들 박재형 역을 맡은 여회현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늘려간 신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브의 사랑', '육룡이 나르샤', '기억', '마녀보감', '전지적 짝사랑 시점', '란제리 소녀시대', '혼자 추는 왈츠', '쇼트' 등 주말드라마부터 사극과 시대극, 단막극까지 장르와 형태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다른 친구들과 비슷하게 고등학교 때 진로를 정했다는 그는 처음에 무대에 올랐을 때만 해도 손발이 덜덜 떨리고 숨도 안 쉬어지는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많이 하면 는다'는 것을.

늘 선택받아야 한다는 불안을 안고 있지만, 초조해한다고 달라진다는 걸 없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는 배우 여회현을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일문일답 이어서.

▶ 고양예술고를 졸업하고 현재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다니고 있다. 연기에 대한 마음을 잡은 건 언제인가.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 공부를 쭉 했다. 대학교 진학해서 공연을 올리다가 자연스럽게 이렇게(배우를 직업으로) 하게 된 것 같다.

▶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

중학생 때 연기라는 것에 대해 호기심이 있었는데 딱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고등학교 진로 정할 때 뭘 해야 할까 고민 끝에 연기로 정했다. 되게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하긴 했다. 부모님을 설득해서 연기학원에 다니게 됐다. 막상 다니니 너무 재밌더라. 정말 새로운 세계에서 설렘이 생겨서 (일반고에 있다가) 전학을 갔다. 마음먹고.

▶ 연기의 어떤 점이 재미있었을까.


연기는 보통 사람은 쉽게 접할 수 없지 않나. 언제 연기를 해 보겠나. 되게 신기하더라. 제가 알던 세계하고는 너무 달라서 흥미를 많이 느꼈다. 그때 재미없었다면 아마 1~2년 하고 바로 그만뒀을 것 같다. (학창시절보다 데뷔한 후인) 지금 더 많은 걸 알았고, 더 재미있게 최대한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 중이다.

(사진=KBS 제공)
▶ 현장에서 더 알게 된 점은 무엇인지.

현장에 나오면 다른 게 있다. 공부할 때는 '아, 미래에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불확실한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추상적이면서도 약간 방향성이 잡히더라. 걸어가야 할 방향성이 보이고 기대도 생겨서, 차곡차곡 하나씩 올라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성장해 가는 기분이다.

▶ 그럼 평소에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편인가. 그때그때 맞춰서 하는 편인가.

계획적인 삶을 살진 않았던 것 같다. 여행할 때도 그렇고 쉴 때도 되게 즉흥적이다. 기분에 맞게 하는 게 큰 것 같다. 갑자기 부산에 가고 싶으면 진짜 간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작품을 이렇게 해야지' 이게 아니고 오디션 제의 들어오면 하고, 우연히 알게 된 작품이라도 마음에 들면 바로 보겠다고 (회사에) 말씀드린다.

▶ 이번 '같이 살래요' 때도 오디션을 본 건가. 드라마 끝난 후에라도 왜 캐스팅했는지 제작진이 전한 얘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네. 100% 오디션이었다. 지정 대본을 읽는 식으로 진행됐다. 종방연 때 짧게 얘기해주셨다. '너는 처음에 봤을 때는 올바르고 스탠다드한 느낌이 있었는데 막상 얘기를 나눠보니까 되게 당돌하고 솔직하고 거침없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하셨다.

▶ 배우들은 항상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늘 어느 정도 초조함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 극복하나.

말씀하신 대로 항상 불안하다, 초조하고. 불확실한 밀에 대한 공포감이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걸 있는 그대로 다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면 제가 못 견디겠더라. 저는 아직 어리고 많은 기회가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 같다. 제가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제 위치에서 준비하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선택받는 건 배우의 숙명이라고 본다.

▶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고 했는데, 무대 체질인 것 같은지.

제가 낯을 좀 가린다. 당연히 처음에 무대에 섰을 땐 너무 막 숨도 안 쉬어지고 손발이 덜덜 떨리고 그랬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더라. 하다 보니까 나아졌다.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하게 된다. 많이 하다 보니까 적응을 한 것 같다.

▶ 행인이라든지 수많은 스태프의 시선에도 긴장하지 않고 연기하는 본인만의 비결이 있나.

그때그때 많이 하는 게 제일인 것 같다. (웃음) 많이 하다 보면 집중하는 것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란제리 소녀시대'의 손진, 혼자 추는 왈츠'의 구건희, '쇼트'의 박은호, '같이 살래요'의 박재형 역을 맡은 여회현 (사진=각 방송 캡처)
▶ 데뷔작이 드라마 '피노키오'(2014)로 돼 있기도 하고 '착하지 않은 여자들'(2015)로 돼 있기도 하더라. 데뷔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작품 수가 많은 편이다.

'피노키오'는 진짜 완전히 단역이었다. (웃음) '착하지 않은 여자들'부터 시작했다고 말한다. (출연작은) 다 괜찮은 작품이었다. 제가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무슨 기회가 주어지든 다 열심히 했다.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운 좋게 기회가 생겨서 많이 하게 됐다.

▶ 현재 검토 중인 차기작이 있나.

아직 예정된 건 하나도 없다. 앞으로 차근차근 알아봐야 할 것 같다.

▶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소개 짧게 부탁한다.

제가 맡은 캐릭터는 안시성 안의 소년 병사 마로 역이다. 안시성의 만춘(조인성 분) 성주가 많이 예뻐하는 병사다. 어리지만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가 있고, 전투에서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용감하고 용맹한 투지 있는 캐릭터다.

'안시성'은 모든 배우, 스태프가 진짜 고생하면서 찍었다. 화려한 액션이 너무 많고, 가족끼리 영화관 가서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정말 재미있으니까 꼭 한 번씩 영화관에 들러서 봐 주셨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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