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공항 영접 때 보였던 풍경이 18년만에 재현됐다.
18일 문 대통령 내외를 태운 특별기가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내각 구성원, 평양 시민들과 함께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것은 인민군 의장대였다.
군악대와 4명씩 11개 열로 도열한 육해공 3군 의장대였다.
이들을 대표해 육군 출신 군인 1명이 대표로 도열 준비 신고를 했다.
그는 우렁찬 목소리로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000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해 도열하였습니다"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경례로 답하지 않고 눈으로만 신고를 받았다.
사열을 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의장대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인민군 가까이 서도록 안내하고, 자신은 바깥쪽으로 빠졌다.
하지만 앞서가던 두 정상들의 얼굴은 표정이 없었다.
특히 문 대통령의 표정은 의장대를 지나는 내내 굳어 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표정이 없었다.
한 때는 주적으로 분류됐던 인민군 사열에 대한 부담감으로도 이해되는 장면이었다.
이날 인민군 사열 때 국가연주는 생략됐으나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예포 발사를 포함한 의전행사는 최고예우로 영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열이 끝나고 문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환영 인파들의 환영 만세 소리가 울려퍼졌다.
곱게 차려입은 평양시민들 앞을 지나던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도 그때서야 편안해 보였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박수를 치며 인사를 나눴다. 군중을 빠져 나올 때는 김정숙 여사와 함께 고개 숙여 환영 인파에 감사를 표했다.
언젠가 실현될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서 우리 군의 사열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