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에게 양보는 없었다. 조국, 그리고 스승과 맞대결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박항서 감독은 1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축구연맹·미래혁신포럼 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베트남 감독"이라면서 "조국은 한국이지만, 브타님을 대표하는 감독인 만큼 다시 맞붙어도 승리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상대했다. 결과는 한국이 모두 이겼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조 편성에 따라 U-23 대표팀이 아닌 A대표팀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
박항서 감독은 "한국과 경기를 치르면 부담이 있다"면서 "다만 다음에 한국과 다시 만나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기량은 부족하지만, 승리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한 스승 거스 히딩크 감독과 맞대결 가능성도 있다. 히딩크 감독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하는 중국 21세 이하(U-21) 사령탑을 맡았다. 2019년 10월까지인 박항서 감독의 계약이 연장된다면 2020년 1월 AFC U-23 챔피언십에서 만나게 된다.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님은 내가 지도자로 변신할 수 있도록 영향을 준 사람이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베트남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맞대결을 통해 또 배울 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항서 감독은 세미나를 통해 베트남에서의 성공 비결 등을 솔직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