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제대로 효도 한 번 했죠" 최근 기자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 하현상은 데뷔하자마자 '대작' 드라마 OST에 참여해 주목받은 소감을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어머니가 김은숙 작가님 팬이신데, 제가 김 작가님의 신작에 OST 가창자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뻐하셨어요. 대학에 입학한 것이 첫 번째 효도였다면, '바람이 되어'를 부른 것은 두 번째 효도쯤 되는 것 같아요. (미소)"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 측은 드라마에 힘을 실을 새로운 목소리를 찾던 중 하현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박효신, 김윤아, 백지영, 신승훈 등 이 드라마 OST에 참여한 가수들의 이름값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현상을 발탁한 것은 파격적 행보였다. "유튜브에 '히딩크 감독님에게 발탁된 박지성 같다'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재밌기도 하면서 너무 기분 좋은 댓글이었어요"
지난 5월 발매된 첫 EP '마이 푸어 론리 하트'(My Poor Lonely Heart)를 들어보면 하현상의 음악 색깔과 잠재력을 보다 더 잘 확인할 수 있다. "서정성이 도드라지는 음악, 영화나 드라마 한 편을 본 것처럼 여운이 오래 남는 음악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첫 EP에는 첫 사랑에 대한 그리움, 무료한 삶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느낌 감정 등을 주제로 한 포크와 록의 경계에 있는 곡들이 담겨 있는데, 앞으로 EDM. PB R&B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싶어요"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일랜드 출신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라고 했다. "열일곱 살 때 데미안 라이스의 '블로어스 도어(Blower's daughter)를 처음 들었을 때의 여운을 지금도 잊지 못해요. 그 노래를 듣고 처음 기타를 잡게 됐을 정도로 데미안 라이스는 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뮤지션이에요. 그런데 롤모델은 아니에요. 데미안 라이스는 앨범 준비하다가 갑자기 밭 갈러 시골로 향하곤 하는 아티스트인데, 전 벌레를 무서워해서 그렇게는 못하겠거든요. (웃음). 물론 지금도 여전히 음악은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현재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이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며 성장 중인 하현상은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기타와 피아노 연주까지 직접 해낼 수 있다는 점이 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음악 하는 게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할 때마다 재밌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닭꼬치와 초밥을 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하고 싶다"는 스물 한 살다운 귀여운 목표를 밝히기도.
"작업실에서 결과물이 만들어질 때가 가장 기쁘고 행복해요. 다음 앨범 발매 시기는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곡들은 계속 쌓이고 있는 상태죠. 첫 EP에서는 제 이야기를 주제로 한 곡들을 노래했고, 최근에는 처음으로 드라마 OST를 불렀는데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의 곡들을 선보이고 싶어요. 뮤지션으로서 큰 목표는 아직 잡지 못했어요. 일단, 회전초밥집에서 개수 생각하지 않고 초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만큼만 성공하면 좋겠네요. 맛있는 거 먹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요.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