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권 불출마? "마음대로 해석하라"…두달 만에 귀국

洪, 미국 출국 후 약 2개월 만에 귀국
"대선‧지선, 남북평화 프레임에 패배"
자신에 대한 제명 논란에 “친박, 내가 겁이 난 모양”
"김병준 비대위, 고생하는 중”

지난 7월 미국으로 떠났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15일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마음대로 해석하라"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패배 후 미국으로 떠났던 홍 전 대표는 이날 약 2개월 만에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자리에서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언급하며 당권 불출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서 물러났지만,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홍 전 대표는 지난 7월 자녀들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휴식을 위해 떠난다면서 '페이스북 정치'를 끊겠다고 밝혔지만, 주요 현안에 대해선 여전히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드러내며 차기 당권의 유력주자로 꼽혔다.

홍 전 대표는 "지금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여전히 당권 도전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패전지장을 공항에서 이렇게 반갑게 맞아준 여러분들의 정성에 감사드린다"면서 "때가 되면 봄을 함께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대선은 탄핵과 국정농단 프레임, 지방선거는 남북평화 프레임에 갇혀 참패했다"며 "모두 제 부덕의 소치"라고 선거패배의 책임을 인정했다.


정치 복귀를 앞두고 과거 선거 참배에 대한 원인 분석과 동시에 자신의 책임을 인정 후, 재기의 발판을 노리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귀국을 앞두고 당내에서 제기된 제명 요구 등에 대해선 "친박(친박근혜)들이 내가 겁이 나는 모양이다"라며 "무슨 그런 뉴스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제는 친박들과 아웅다웅하며 싸울 입장이 아니다"고 강력 반박했다.

또 김병준 비대위에 대해선 "제가 평가하기는 제가 좀 그렇고 고생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신과 대립했던 친박 등 당내 인사들에 대해선 적극 반박에 나서면서도, 김 비대위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하며 최대한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당 지도부 등은 정치 복귀와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이 있는 홍 전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방송된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연인 홍준표는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다"며 "자연인 홍준표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이렇게 살아가시는 것이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와 제1야당으로써 관계를 가져가는데 결정적인 영향력 행사하는 이건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꼭 미국에서만 행복한 시간을 더 가질 필요 있겠냐"라며 "(홍 전 대표의) 고향 창녕에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지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파통합을 내걸고 대여 투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홍 전 대표의 재등판이 당내 분열 양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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