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 푼 이집트 난민들, '난민혐오' 규탄활동 나선다

16일 난민 지지 집회서 입장문 발표…"한국 내 난민 실상 알리기로"

청와대 인근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이집트 난민들이 단식을 풀고 본격적으로 난민혐오를 규탄하는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15일 아시아의친구들 등 난민 옹호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이집트 난민 3명이 13일 오후 6시께 단식을 중단했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A씨는 2년 전 아내와 함께 입국했다. B씨는 호스니 무라바크 정권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다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2016년 한국에 들어왔다.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C씨는 1년 전 남편과 함께 입국했다.

13일까지 각각 28일, 26일, 15일씩 단식을 해온 이들은 몇 차례 병원에 후송되는 등 건강이 많이 악화한 상태다.

이들이 단식을 중단한 것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의 방문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이달 초 취임 이후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13일 이들을 찾아가 난민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시아의친구들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자신들을 지지해준 데다 인권위원장이 첫 번째 현장방문으로 본인들을 찾아옴에 따라 단식을 멈췄다"고 설명했다.


이들 난민은 16일 오후 2시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서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집회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난민들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에 나선다.

아시아의친구들 관계자는 "이집트 난민은 이날 집회에서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는 1인 시위와 단식 등을 해왔지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난민 관련 활동을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했고, 이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인권위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하고, 한국 시민사회도 지지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들도 더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난민법 개악 시도와 난민혐오를 규탄하고, 난민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다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단체인 '난민대책 국민행동'은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제6차 난민 반대집회를 연다.

난민대책 국민행동은 난민법과 무비자 제도를 폐지하고, '가짜 난민', 불법체류자를 추방할 것을 주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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