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부동산 대책] "다주택자들 집 내놓겠냐"…종부세 약효 관망세

부동산 업계 "이 정도 종부세 강화론 다주택자들 집 내놓지 않을 것"
시민단체 "늦었지만 환영…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필요"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관련 부처장들이 1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고있다.(사진=박종민기자)
정부가 13일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뒤, 서울 아파트단지 주민들과 부동산 중개업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대책이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왔다.

부동산 업무로 강남구청을 찾은 김모(40)씨는 "있는 사람이 나누잔 취지는 인정해도 이번 정책은 정부가 세금만 걷어가려 악쓰는 것이다"며 "집이 있어도 팔 수가 없는 게 열심히 일해서 마련한 집인데다 세금을 그리 빼간다는데 어떻게 팔겠냐"고 말했다.

개포동 5단지에서 만난 우모(61)씨는 "이번 대책이 종부세 강화 대책인데 종부세보단 거래세나 양도세를 낮춰야 거래가 오가야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재개발, 재건축 지역에 규제를 풀어줘야만 매물이 풀릴 것"이라 말했다.

반면 반포동에 사는 이모(61)씨는 "집 하나에 500만원씩 세금이 더 나왔다"며 "집을 팔고 자식들에게 조그만 집을 하나씩 해주겠다"고 말했다. "세금은 오르는데 소득은 없어 버틸 수 없다"는 얘기다.

수도권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이번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는 결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강남구에서 10년 넘게 부동산업을 해왔다는 공인중개사 A씨는 "이번 정책으로 부동산을 더 구매하는 건 제한이 걸릴 지 몰라도 다주택자들에겐 고작 몇백만원의 종부세가 오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작 그 돈이 무서워서 매물 내놓는 사람도 없으니 주택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한 부동산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 B씨도 "아파트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지금 같이 종부세가 소폭 인상해봐야 별 효과도 없을 뿐더러 지금과 같이 취득세와 양도세가 과도해선 상승하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 C씨는 "실수요자들이 너무 많아서 집값이 오른다"며 "쉽게 팔고 내놓을 수 있게 매물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거래할 때 내는 세금이나 양도세를 줄여주면 매물이 나올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안모씨는 "대책이 강하긴 한데 분위기가 바꿔질까 모르겠다"며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서 1주택자가 하나 더 구입할 때 담보대출을 막은 건 잘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종부세는 더 강화되는 것이 나을 듯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날 발표된 대책에 따르면, 시가 18억원 이하 주택을 1개만 소유한 경우 종부세는 94만원에서 104만원으로 인상된다.

주택을 2개 소유했는데 시가를 합산한 금액이 19억원 이상일 경우 187만원에서 415만원을 내게 되며, 2~3개를 소유하고 실제 합산 금액이 22억원 이상이면 554만원에서 1271만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참여연대는 대책 발표 후 논평을 내고 "이번 발표는 매우 늦었지만 수정안을 바탕으로 종부세를 강화한다면 자산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등록 임대사업자를 위한 혜택 중 양도소득세와 종부세 혜택을 정상적으로 부과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세제혜택을 축소하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실시된 종부세 강화에 대한 여론조사에선 10명 중 6명의 국민이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부세 강화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56.4%를 기록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30.7%로 나타났고, '모름·무응답'은 12.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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