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신경전이 화끈했다. 통산 159번째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울산 김도훈 감독과 이근호, 포항 최순호 감독과 김승대는 서로를 도발하면서도 라이벌다운 화끈한 경기를 예고했다.
울산과 포항의 동해안 더비가 15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다.
포항은 1983년 프로 원년, 울산은 1984년 프로에 뛰어들었다. 통산 승수도 울산이 1위(517승), 포항이 2위(514승)다. K리그 더비로는 슈퍼매치가 가장 유명하지만, 역사는 동해안 더비가 더 깊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 '클래식 풋볼-라이벌' 코너에 소개되기도 했다.
본격적인 라이벌 구도는 1998년 K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울산은 후반 45분 골키퍼 김병지가 공격에 가담해 헤딩 골을 넣으면서 승부차기 끝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후 김병지가 2001년 포항으로 이적하면서 동해안 더비는 더 뜨거워졌고, 2009년 오범석이 포항에서 울산으로, 2011년 설기현이 포항에서 울산으로 이적하면서 애증 관계는 더 심해졌다.
2013년 K리그 최종 40라운드에서는 포항이 후반 추가시간 김원일의 골로 승리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은 비겨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기에 더 아픈 패배였다.
역대 전적은 58승50무50패 포항의 우위다.
12일 열린 동해안 더비 미디어데이. 이근호와 김승대 모두 "좋은 기억이 많다"고 동해안 더비 출사표를 던졌다.
이근호는 "울산에 처음 입단했을 때 첫 경기가 포항이었다. 김신욱(전북)이 골을 넣고 이겼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승대는 "프로 입단하자마자 K리그 우승을 울산 원정에서 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홈에서는 통산 100번째 경기와 골을 넣은 뒤 생일을 맞은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입심 대결에서도 서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최순호 감독이 "우리에게도 근호가 있다. 현대에 강했다"면서 주목할 선수로 포항의 이근호를 꼽자 이근호는 "이근호 후배가 올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나이 때 더 좋았다. 더 분발해야 조금이라도 따라올 수 있다. 아직 이름은 같지만, 모든 게 다르다는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고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김승대는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김승대는 "울산 서포터 쪽에서 골을 넣으면 그 앞에서 등을 돌리고 앉는다든지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감독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를 앞두고 일단 말싸움으로 힘을 겨뤘다.
울산이 미디어데이에 지각하자 최순호 감독은 "늦었는데 이렇게 시작하면 되냐. 벌금을 내거나 1골 접어주고 하자"고 잔소리를 하자 김도훈 감독은 "늦어서 죄송하다. 벌금은 승리 수당을 많이 딴 다음 최순호 감독과 의논하겠다"고 응수했다.
울산은 12승9무6패 승점 45점 3위, 포항은 10승7무10패 승점 37점 5위다. 후반기 공격 축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울산은 15골과 함께 3승1무1패를, 포항은 10골을 넣으며 2승1무2패를 기록했다.
김도훈 감독은 "우리는 홈 경기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지만, 동해안 더비의 무게감은 크다"면서 "홈 경기인 만큼 팬들을 위해 승점 3점을 따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순호 감독도 "포항-울산전은 득점이 안 난 경기가 거의 없었다. 대량 득점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면서 "경기 자체도 활발해서 팬들이 열광하는 경기를 해왔기에 이번 경기도 그런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