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가 세습 용납하지 않아", "결국 욕심때문 아닌가"

세습 허용하는 세습금지법 개정안 폐지
총대들, 세습금지 취지 재확인

예장통합총회가 세습금지법 개정안을 부결했다. 총회 둘째날인 지난 11일 저녁, 총대들은 헌법위원회가 청원한 헌법 제 28조 6항, 이른바 세습금지법의 개정안을 폐기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세습금지법 개정안은 △담임목사 은퇴 후 5년 이내에는 목회세습을 금지하고 △단 1년 후에라도 공동의회에서 비밀투표로 3/4이상이 찬성할 경우 목회세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실상 목회세습의 길을 열어둔 개정안에 대해서 총대들은 단호하게 거부했다. 총대들은 앞서 세습금지법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바로잡은 만큼, 개정안은 폐기하는 것이 좋다는데 동의했다.

◇ “한국사회가 세습 용납하지 않아... ” 세습금지 취지 다시 한 번 공감

헌법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뼈있는 발언들이 적지 않았다. 교회가 목회세습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공감했다.

“지금의 세습논란은 결국은 욕심에 있는 거 아닙니까”

함해노회 이국현 목사는 “나도 아들이 목사이고, 아들에게 물려주면 좋겠지만, 한국사회가 아들이 아버지를 이어서 대물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 사회 정서를 언급했다.

이국현 목사는 “한국사회 전체가 어디에서도 세습을 원하지 않는데, 교회가 세습을 허락하게 된다면, 사회에는 결국 욕심으로 비쳐질 것”이라면서, “어린이, 학생, 청년들에 소망을 주기 위해, 이번 회기 주제와 같이 민족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세습의 문제를 내려놓고 목사들이 욕심과 탐심을 내려놓자”고 말해 총대들의 박수를 받았다.

“교회를 사유화 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

서울강남노회 임현철 장로는 “사회 어느 조직체가 세습을 금하는 법이 있습니까. 교회가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금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를 사유화할 수 없다는 것이 세습반대의 가장 큰 이유라는 거다.

임현철 장로는 신사의 문제는 종교가 아니라는 억지 주장으로 신사참배를 결의한 과거를 언급하면서, “어떻게든 세습을 허용하려는 이런 시도를 배제하지 않고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세습논란 세상보기 쪽팔린 일.. 담임목사의 제왕적 권위 내려놓는 연구합시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경동노회 이동석 목사는 “교회를 물려주면 왜 세상의 지탄을 받을까. 담임목사의 제왕적 권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석 목사는 “담임목사가 제왕적 권위를 내려놓고 십자가를 지는 모습이라면, 세습을 해달라고 오히려 사정하지 않겠냐”면서, “이런 자구 하나로 이렇게 얘기하는 건 세상 보기에 쪽팔린 일이다. 개정안 접어두고 담임목사가 가진 권위를 내려놓는 연구를 하자”고 역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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