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4일부터 재개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6경기에서 4승2패를 거뒀다. KIA, 두산과 함께 가장 좋은 주간 승률이었다.
악재를 딛고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있었다. LG는 4일 kt와 원정에서 팀의 4번 타자 김현수가 수비 도중 오른 발목을 접질리며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으로 3주 동안 전열을 이탈하게 됐다.
그럼에도 LG 승률 6할6푼7리의 호성적을 냈다. 마운드의 힘이었다. 지난주 LG는 팀 타율 4위(2할8푼4리)로 선전했지만 팀 평균자책점(ERA) 2.55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았다. 유일한 2점대였다.
60승61패1무의 LG는 5할 승률과 함께 4위 넥센에도 가까이 다가섰다. 1.5경기 차로 압박하며 4위 탈환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11일 넥센과 맞대결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타선이 7안타 1볼넷에도 1득점에 그친 빈공을 보인 탓도 있었으나 수비에서 흔들린 게 뼈아팠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허용하며 아쉬운 1 대 3 패배를 안았다.
선실점한 것도 실책이 끼었다. 1회초 무사 2, 3루에서 제리 샌즈의 땅볼을 2루수 정주현이 놓쳤다. 물론 제대로 잡았어도 3루 주자의 득점을 막기는 어려웠지만 일단 실책으로 기록됐다. 다행히 선발 김대현이 박병호를 파울 뜬공, 김하성을 병살타로 잡아냈다.
그 다음 실점이 뼈아팠다. LG는 4회 1사 1, 3루에서 김대현의 보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넥센으로서는 공짜로 득점한 셈이었다. 김대현의 투구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1루 주자 김혜성이 2루로 뛰려는 동작을 취했고, 포수 유강남이 오른손을 들어 견제하라는 사인을 줬다. 그러나 김대현은 마침 투구 동작에 들어가 스텝이 꼬였다.
2 대 1로 앞선 8회 무사에서도 넥센은 이형종의 장타성 타구를 아웃시켰다. 이번에는 교체 투입된 중견수 임병욱이 우중간으로 뻗은 타구를 잘 따라가 잡았다. 포구 순간 다소 몸이 흔들렸지만 놓치지 않았다. 만약 이게 빠졌다면 무사 2루 혹은 3루가 돼 실점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호수비들은 점수로 이어졌다. 이정후의 슬라이딩 캐치 뒤 넥센은 4회 추가점을 냈고, 임병욱의 수비 뒤 9회 박병호가 쐐기 1점 홈런을 날렸다. 모두 1점 차 살얼음 리드에서 나온 값진 수비들이었다.
반면 LG는 전반적으로 수비에서 흔들렸다. 포수 유강남은 2회 1사에서 김민성의 평범한 파울 뜬공을 놓쳤다. 물론 이후 김민성이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실책이 추가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결국 유강남은 4회 의도치 않게 보크의 원인을 제공했다.
LG는 남은 기간 수비가 매우 중요하다. 어느 팀이나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LG는 더 그렇다. 리그 타점 1위(101개)를 달리던 김현수가 빠지면서 LG는 득점력이 적잖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당장 넥센전에서 드러났다. 그렇다면 지키는 야구를 해야 할 텐데 수비에서 구멍이 뚫려 실점이 줄줄 새면 답이 없다.
올 시즌 LG의 수비는 리그 중간 정도다. 수비율 9할8푼2리, 실책 82개로 모두 5위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집중력 있는 수비가 요구된다. 김현수가 없는 공백을 수비로 메운다는 생각으로 뛰어야 한다. 그래야 LG의 가을야구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