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타율 1위(3할7푼8리)의 맹타를 휘둘렀다. 아버지 이종범 대표팀 코치에 이어 사상 첫 부자 타격왕을 노릴 태세였다. 아시안게임에서도 4할대의 맹타로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리그 재개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4일 SK전에서는 4타수 3안타를 때렸지만 이후 5경기에서 24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6일 KIA전 5타수 무안타, 8일 kt전 6타수 무안타에 그치기도 했다.
이에 장정석 감독은 "그동안 워낙 잘 쳤기 때문에 한번쯤 떨어질 때도 됐다"면서 "정후가 1경기 2안타를 치지 못하면 이상한가요?"라고 되물었다. KBO 리그 2년차임을 감안하면 정말 잘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후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근 슬럼프에 대해 이정후는 "아시안게임도 치렀지만 몸이 좋지 않거나 체력이 떨어진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한번쯤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때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왔을 뿐"이라고 자체 진단했다.
조급하게 생각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타격감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후는 "사이클이 내려왔으니 이제 올라올 때가 있을 것"이라며 반등을 다짐했다.
과연 이정후는 차츰 올라올 기미를 보였다. 한창 좋을 때처럼은 아니지만 안타와 볼넷 등 멀티히트에 결승 득점까지 팀 승리에 공헌했다.
첫 타석에서 귀중한 안타와 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1회 LG 선발 김대현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서건창의 2루타로 3루까지 달린 이정후는 제리 샌즈의 타구를 잡으려다 놓친 LG 2루수 정주현의 실책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3회도 이정후는 1사에서 볼넷을 골라내 출루했다. 5일 SK전 이후 5경기 만의 볼넷이자 멀티출루였다. 이후 넥센은 2사 만루까지 갔지만 득점하진 못했다.
실점 위기를 넘긴 넥센은 4회 곧바로 추가점을 냈다. 1사 1, 3루에서 김대현의 보크로 3루 주자 김민성이 홈을 밟았다. 김대현은 이미 투구 동작에 들어갔지만 포수 유강남이 2루로 뛰려는 1루 주자 김혜성을 체크하라고 팔을 들면서 주춤, 2루로 돌아서다 보크를 범했다.
선발 제이크 브리검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동료들의 공수 활약에 화답했다. 넥센은 9회 박병호가 시즌 37호 솔로 홈런을 날리며 쐐기를 박았다. 결국 3 대 1로 승리, 4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정후의 1회 득점은 결승점이 됐다.
넥센은 지난주 이정후의 부진과 불펜 난조 등으로 2승4패에 허덕였다. 그러나 공격 첨병 이정후가 살아나며 다시 연승을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