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음악으로 트라우마 극복…그렇게 '짱유'가 완성됐다

(사진=라이언하트 제공)
짱유(본명 장유석)가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할 채비를 마쳤다. 대중에게 아직 낯선 래퍼인 짱유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랩 가사를 썼고, 스물 두 살이었던 2012년부터 믹스테이프를 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 음악을 들려줬다. 그룹 '일랍', '와비사비룸' 멤버로도 활동하며 앨범을 냈고, 2년 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힙합&알앤비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일찌감치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이제 제대로 한 방을 날릴 때가 왔다. 최근 첫 정규앨범 '코키7'(KOKI7) 발매를 기념해 인터뷰한 짱유는 "긴 준비과정 끝에 래퍼 짱유만의 음악 색깔이 만들어졌다.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뮤지션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코키7'에 수록된 7곡은 사실 3년 전 완성해 놓은 작업물들이에요. 스스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발표를 미루고 있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짱유가 완성됐다는 생각이 들어 세상에 선보이게 됐죠. 긴 노력 끝에 미성숙했던 장유석이라는 인간이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되어 대중의 피드백을 감당해내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지닌 래퍼 짱유로 거듭났다고 생각해요"

짱유가 3년 만에 꺼낸 곡들이 담긴 '코키7'의 주요 테마는 '트라우마'다. 부모님의 이혼 등으로 힘든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냈던 짱유는 가슴 속에 남아있는 응어리를 랩 가사에 가감 없이 녹여냈다. 이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었다.

"유치원에 다닐 때쯤 부모님이 이혼하신 이후 사촌 집을 전전하며 살았어요. 눈치 보는 게 싫어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알바를 하며 홀로 지냈고요. 막노동, 술집 서빙, 무대 설치 알바, 피자 배달 등을 하며 생활비와 앨범 작업비를 벌었죠. 이번 앨범에 그런 과거 이야기들이 다 담겨있어요. 거친 표현이 들어간 곡도 있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아요. 좋지 않은 감정을 모두 랩 가사로 배출해낸 뒤 트라우마를 극복했기 때문이죠"

이 같은 '솔직함'은 래퍼 짱유의 가장 큰 매력이자 무기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을 자기색깔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저는 그걸 잘해낼 줄 안다고 생각해요. 또, 치부를 다 드러낼 정도로 거침없고 솔직하게 제 자신을 솔직하게 잘 표출한다는 점을 많은 분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고요"

짱유는 앨범의 주제가 가장 잘 드러난 트랙은 2번 트랙 '키스 마이 마우스 올 데이'(Kiss My Mouth All Day)이라고 했다. "'고통 속에서 배웠다',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졌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에요. 바로 그 메시지가 제가 이번 앨범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고요. 이미 아픔을 겪었기에 앞으로 더 어려울 게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짱유가 자신의 트라우마 극복만을 위해 첫 정규 앨범을 완성한 것은 아니다. "95%의 수필과 5%의 소설을 가지고 가사를 쓴다"는 짱유는 "힘든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음악으로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앨범명 중 '코키'(KOKI)는 '코리안 키드'(KOrean KId)의 약자에요. 우리나라에 이혼가정이 많잖아요. 그로 인한 아픔을 겪고 아직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난 긍정적으로 잘 이겨내고 한 단계 성장했으니, 너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그들에게 행운이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7'이라는 숫자를 앨범명에 붙였고요"

짱유는 다양한 주제를 풀어낸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유튜브에 '흑역사'라고 할 수 있는 영상들을 일부러 지우지 않고 그대로 뒀어요. 엄청나게 부족했던 아이가 점차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많은 분에게 '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 쏘냐'라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서죠. 그렇게 되면 저도 재밌게 살아갈 수 있고, 이 사회도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끝으로 짱유에게 이번 활동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최대한 공연을 많이 해서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요. 많은 피드백을 받아서 스스로를 더 정돈하고 싶고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트라우마를 다 털어냈기 때문에 아마 다음에는 행복하고 러블리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에 보여드릴 작업물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고, 꾸준히 짱유라는 래퍼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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