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공조" 외친 비건 美대북특별대표 이번주 재방한

한미 공조 연신 강조…"이번주 재방한 긍정 검토"
트럼프 비장의 카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키워"
첫 한중일 순방…비핵화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방한 중인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우리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며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한미 공조를 강조했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아 강경화 장관을 만난 비건 대표는 "굳건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서도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만든 지금의 엄청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는 매우 강력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거나 "한국 측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연신 한미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앞으로 수시로 전화 통화나 만남 등을 통해서 서로를 100% 이해하고 알려주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는 이도훈 본부장의 언급에도 동의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예방했다. 비건 대표는 조 장관에게 "미래로 향하는 길을 함께 찾아서 남북관계를 심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며 "외교부·통일부와 더불어 저희들이 함께 협력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당국자들을 만날 때마다 수없이 긴밀한 한미 공조를 강조한 셈인데, 첫 방한의 의례적인 인사말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비건 대표는 12일부터 중국과 일본을 찾아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게 되는데, 그 뒤 다시 방한할 것이 유력하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비건 대표가 중국,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환길에 다시 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노 대변인은 "3국을 다 돌아 협의한 뒤 내용과 평가 등 우리 측과 공유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시 방한하는 것을 긍정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강경화 장관에게도 직접 이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만큼 우리 정부와의 협력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는 비건 대표가 남북정상회담과 유엔 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변곡점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비건 대표는 포드 사의 부회장 출신으로 외국 정부와의 협상을 담당해왔고,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의 참모로 일한 경력이 있지만, 북핵 협상은 처음이다.

때문에 추후 북미협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 북핵문제의 주요 당사국인 우리 정부의 입장과 현 국면이 교착에 빠진 원인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기동 부원장은 11일 간담회를 통해 "비건 대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하부단위에서 발생하는 교착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내세운 것"이라며 "비건을 통한 북한과의 협상은 트럼프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키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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