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범죄물 '협상' 손예진 vs 현빈의 모니터 '줄다리기'

이원촬영으로 진행된 '협상' 현장 뒷이야기…"적응 힘들었지만 몰입감 높아져"
협상가 역 도전한 손예진과 악역으로 변신한 현빈의 연기적 조합

영화 '협상' 스틸컷 속 손예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추석, 손예진과 현빈의 치열한 '협상'이 막을 올린다.

영화 '협상'은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마주하게 된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손예진 분)이 목적을 알 수 없이 인질극을 벌인 무기밀매업자 민태구(현빈 분)와 목숨을 건 협상을 하는 범죄물이다. 영화 속에서 손예진과 현빈은 모니터 너머로 끊임없이 감정을 부딪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신뢰도 높은 배우인 손예진에게도 참혹한 상황을 마주하고도 침착함을 유지해야 하는 하채윤 역은 어려운 도전이었다.

손예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계산된 연기보다는 최대한 감정을 억눌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냉정하다면 인간적 캐릭터로 느끼지 못할 것 같았다. 하채윤은 더 나약하고 인간적이지만 협상가로서 인질을 무사히 구출하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했을 것이다. 나도 그 간극을 오가면서 균형을 잡고 촬영을 했다. 물론 표현을 못해서 답답한 순간이 많았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현빈이 연기한 민태구 역은 완전한 악인이라고 하기에는 복합적이다. 인질극에 도달하기까지 모든 서사와 단서를 쥐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빈은 "악인은 악인이다. 하지만 민태구라는 인물 안에 여러 감정과 서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걸 전형적이지 않게 표현할 방법이 뭘까 고민했다. 감독님과 이와 관련해 대화를 많이 나눴다. 대화 방법을 여러 가지로 변형시키면 민태구 캐릭터 자체를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모니터 안에 담긴 상대를 보고 연기하는 '이원촬영'은 또 다른 험난한 여정이었다. 상대가 앞에서 연기를 하는 익숙한 촬영이 아니었기 때문에 낯선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영화 '협상' 스틸컷 속 배우 현빈.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현빈은 "이원촬영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처음에는 혼자 일인극을 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낯설었다. 작은 모니터와 인이어를 통해 상대 배우의 숨소리와 대사, 시선처리 등을 보고 들어야 하니까 힘들더라. 그런데 지금 보니 영화 흐름상 굉장히 좋은 촬영방법이었던 것 같다.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손예진의 연기, 호흡, 눈빛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현빈과 비슷한 고충을 느꼈던 손예진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상대 배우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모니터로만 연기하는 것, 몸을 쓰지 않고 얼굴로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동시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사로만 감정을 서로 주고받아야 했는데 결국 자기와의 싸움인 것 같다. 어느 순간에는 모든 상황이 현실 같더라. 영화의 감정에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촬영을 하면서 느낀 바를 전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났을 법한 두 사람은 이번 영화에서 첫 호흡을 맞췄다. 현빈은 손예진을 '눈빛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손예진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한 현빈의 변신을 '성공적인 도전'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현빈은 "로맨스나 멜로 등의 장르로 만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니터로 함께 연기하면서 눈빛으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면서 "작품에 몰두하는 에너지는 만나기 전 생각했던 것과 비슷했다. 그런데 겪어 보니 내 생각보다 흥이 많았다. 밝은 점이 훨씬 많아서 이번 영화보다 밝은 장르에서 함께 연기하고 싶다"라고 재회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손예진 역시 현빈의 바람에 "꼭 한 번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면대면으로 호흡을 맞추지 않고 모니터로만 연기를 해야 해서 아쉬운 지점도 많았다. 준비 과정은 많이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처음 보면서는 굉장히 놀라웠다. 이번 모습이 배우로서 상당한 도전인데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동료배우로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장르든 꼭 다시 만나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협상'은 추석 연휴를 앞둔 오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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