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피어싱이요? 예전부터 정말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하게 됐어요. 그동안 어린 이미지가 강해서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실제로 박지민은 어린 소녀 이미지가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며 처음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을 당시의 나이가 열다섯 살이었다.
"'K팝스타' 때 모습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기에 달라진 저의 모습을 보고 놀라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새로운 이미지를 쌓고 싶었고, 나이가 스물두 살이 된 만큼 달라져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앨범으로 아예 쐐기를 박으려고요. (미소)"
앨범이 완성되기까지는 2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흐름이 유독 빠른 가요계에서 2년은 상당히 긴 공백기다.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곡을 만들었지만 박진영 PD님께 '타이틀곡으로 하기엔 아쉽다', '대중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 일쑤였어요.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죠. 무엇보다 팬들에게 미안했어요. 특히 '이젠 기다림도 익숙해졌다'는 글을 봤을 때 마음이 아팠고요"
'지민X제이미'에 수록된 5곡이 바로 그 결과물. 만우절을 뜻하는 '0401'이라는 부제가 붙은 타이틀곡 '에이프릴 풀즈'(April Fools)는 해당 곡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
"(박진영) PD님께서 제가 여태껏 쓴 곡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내려주신 곡이에요. 곡을 보내드리자마자 전화를 하셔서 '수고했다, 이제야 타이틀곡이 나온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던 게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에이프릴 풀즈' 덕분에 본격적인 컴백 준비를 할 수 있게 됐거든요"
박지민이 직접 작사, 작곡한 '에이프릴 풀즈'는 '진심 없는 상대의 말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만우절'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재치 있게 풀어낸 가사와 일렉 기타 루프, 신스 베이스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멜로디가 인상적인 팝 댄스 장르의 곡이다.
"'만우절'에서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었어요. 개인적으로 '만우절'이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낸다는 점에서 사람이 가장 솔직해지는 날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에 걸맞게 진심인 것 같기도 하면서 거짓말 같기도 한 가사를 썼고요. 'K팝스타' 때문에 귀염귀염하고 소녀소녀한 이미지가 강한데, 이 곡이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 스타일이에요"
"'K팝스타' 이후 변성기가 심하게 왔어요. 성대 결절 때문에 고생도 좀 했고요. 다행히 꾸준히 트레이닝을 받은 덕분에 다양한 음색을 낼 수 있게 됐어요. 예전에는 고음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JYP의 유명한 '공기 반, 소리 반' 테크닉을 익혀 노래 부르기가 한 결 편해졌고요. (웃음). 전 지금의 제 목소리가 좋아요"
외면과 목소리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한결 성숙해진 박지민은 'K팝스타 박지민'이 아닌 오롯이 '가수 박지민'으로 대중에게 기억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K팝스타 박지민'이라는 수식어가 싫은 것은 절대 아니란다. 박지민은 "비교할 수 있는 이미지가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박진영) PD님께서 이번 앨범이 앞으로의 음악을 만들어주는 틀이자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와도 같은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개인적으로 성적은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회사와 PD님 생각은 아마 다르시겠죠? (미소)"
성장한 모습으로, 공들여 만든 앨범을 들고 돌아온 박지민의 음악 열정은 뜨거웠다. 박지민은 인터뷰 말미 앞으로 '코 피어싱'처럼 꼭 하고 싶은 게 있느냐고 묻자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꼭 하고 싶은 것이요? 음, 아무래도 음악적인 부분이 커요. 마냥 풋풋한 사랑 이야기 보다는 현실적이고 냉철한, 어떻게 보면 우울할 수도 있는 분위기의 음악을 만들어 선보이고 싶어요. 그게 딱 스물두 살에 느낄 수 있을 법한 감정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앨범을 계기로 앞으로 자주 곡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