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환자가 감염 가능성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면서 검역 당국에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0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하며 자가용으로 마중 나온 부인과 다른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나 국장의 이 같은 답변은 서울시와 서울시의사회가 메르스 관련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전날 오후 8시 20분께 열린 서울시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에서 "확진환자가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이 없었다고 했는데, 부인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질병관리본부, 서울대병원과 함께 확진환자 역학조사를 하는 기관이다.
서울시 역학조사관은 이어 "확진환자 부인이 자가용으로 공항에 왔는데 막상 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부인과 따로 리무진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부인이 차를 공항에 두고 남편과 함께 택시를 탄 것으로 해석됐으나 실제로 남편·부인이 서로 다른 차를 이용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서울시 역학조사관은 "역학조사를 하면서 (메르스) 노출력을 조사했는데, 끝까지 말씀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A씨는 출장 장소에서 레지던스 형태의 숙소에 머물며 여러 명이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역학조사관은 "확진환자 본인만 설사와 복통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며 "(같이 머문 이들과) 활동력이 동일한데 환자분 혼자만 그러셨을까 여쭤봤지만 별다른 게 없다고 끝까지 말씀하셔서 좀 더 면밀하고 능동적 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진실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역학조사가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확진환자 A씨는 휠체어를 탄 채 인천공항 검역소를 통과했다. 당시 검역관이 "지금도 설사 증상이 있는지", "복용 중인 약이 있는지" 등을 물었으나 열흘 전에 설사 증상이 있었으나 지금은 괜찮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