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9·9절 축하에 中최고위 인사 총출동, 은둔의 왕치산까지 등장

서열 1위 시진핑 국가주석 김정은 위원장에게 축전, 서열 3위 리잔수 상무위원장 북한 방문, 서열 4위 왕양 주석과 왕치산 부주석 각자 베이징 행사 참석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는 것을 비롯해 중국 최고 지도부가 이례적인 축하행렬에 동참했다. 좀처럼 정치 전면에서 보이지 않던 왕치산 부주석까지 나섰다. 중국의 북한챙기기가 '극진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9·9절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중조 친선 협조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중조 관계를 훌륭하게 수호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시 주석을 대신해 축하사절로 지난 8일 평양에 도착한 권력 서열 3위의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에서 양국 관계를 변함없이 강화시키려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입장을 재삼 강조했다.


리잔수 상무위원장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가진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회동에서 ‘아름다운 친선의 나라'인 북한을 처음으로 방문해 따뜻한 환대를 받은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며 이같은 뜻을 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중국 당·정부 대표단에는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중국 대표단을 최고의 의전으로 맞이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북한의 '사실상 2인자'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당 대 당 외교를 책임지는 리수용 부위원장 등이 총출동해 리잔수 상무위원장 일행을 환대했다.

중국 내에서 열린 9·9절 행사에도 중국 최고위급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 6일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9·9절 환영 연회에는 권력 서열 4위 왕양(汪洋)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이 주빈으로 참석했다.

다음 날인 7일에는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중조우호협회가 주관해 베이징에서 개최한 9·9절 행사에 참석했다. 왕 부주석은 "중국의 당과 정부는 중조(북중)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굳건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중국의 사회주의 조선에 대한 지지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왕 부주석은 물론이고 중국 권력서열 5위권 내 인사들 가운데 세 사람이 동시에 다른 나라 행사의 축하사절로 등장한 것은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파격적인 의전이라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공통된 견해다.

시 주석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지 못한데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만 중국을 세 차례나 방문하면서 시 주석이 북한의 9·9절에 맞춰 북한을 답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중화권 매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기도 했었다. 비록 시 주석의 답방이 무산됐지만 중국이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하고는 중국내 최고 서열의 리잔수 상무위원장을 특사로 선정했다는 것에서부터 이번 행사에 임하는 중국의 자세가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중국 배후론’ 제기에 9·9절 방북이라는 정면돌파는 피했지만 북한과의 관계 강화에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사용한 셈이다.

중국의 관영매체들도 9·9절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로 뒷받침했다. 신화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노선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북한의 과학기술 발전이 북한 경제 건설 추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CCTV는 9·9절 축하 행사를 실시간으로 비중있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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